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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삼계초 6학년 때 담임 박병기씨
"경제위기 속 소외계층 힘 되는 정치,
일자리 창출로 지역 소멸 극복 정치,
국민들에게 희망의 등불 되기를"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의 초등학교 은사인 박병기씨가 경북 안동시의 한 식당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통합의 정치를 당선인에게 당부하고 있다. 안동=권정식 기자


"선거할 때 그 마음, 끝까지 잘 지켰으면 한다."

제21대 대통령선거의 당락이 사실상 결정된 3일 오후 경북 안동시에서 만난 이재명 당선인의 초등학교 은사 박병기(73)씨는 이런 바람을 전했다. 그는 "선거 때는 (후보자들이) 국민 앞에서 엎어지고 죽는 척을 하다가도 막상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진다"며 끝까지 초심을 지켜달라고 제자에게 당부했다.

이 당선인과 박씨의 인연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동교대(현 국립경국대)를 졸업한 박씨는 그해 4월 첫 발령지로 안동 예안면 삼계초등학교(현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에 부임했다. 이 당선인은 당시 3학년이었다. 박씨는 6학년 때 이 당선인의 담임교사였고, 2014년 안동 남후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했다. 삼계분교장은 오는 9월 1일부로 폐교가 확정됐다.

박씨는 무엇보다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양편이 너무 극과 극을 달리며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마구 내뱉는데, 모두가 함께 걸어가는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소외계층을 잘 챙겨달라고도 했다. 그는 "경제를 잘 모르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 소위 금수저보다 흙수저들이 더 힘든 것은 분명하다"며 "이 당선인이 평소 하는 말처럼 모두가 잘 사는 나라, 소외계층에 힘이 되는 정치를 기대한다. 누구보다 어렵게 살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지역 소멸 위기 극복과 균형발전을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박씨는 "이 당선인이 다닌 초등학교는 지금 전교생이 6학년에 한 명뿐이고, 내년에는 입학 예정자도 없어 폐교를 앞뒀다"며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면 보다 많은 일자리를 지역에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골에 가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안동 삼계초등학교 1976년 졸업 사진. 맨 앞줄 가운데가 담임교사인 박병기씨, 맨 뒷줄 왼쪽 다섯 번째가 이재명 당선인이다. 박병기씨 제공


박씨는 이 당선인을 공부도 잘했지만 기억력이 뛰어난 소년으로 기억했다. 간혹 수업에 빠졌어도 문제를 잘 풀었다고 한다. 당시 이 당선인은 예안면 도촌리에서도 가장 안쪽의 지통마을에 살았다. 오른쪽은 영양군, 북쪽으로는 봉화군과 접한 곳이다. 전화는커녕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고, 집에서 학교까지 6㎞를 걸어 다녀야만 했다. 지금은 사과와 고추를 주로 재배하지만 그때만 해도 화전민들이 옥수수나 담배 농사를 많이 지었다.

박씨는 이 당선인이 2022년 더불어민주당의 20대 대선후보였을 당시 제자들과 함께 부인인 김혜경 여사를 만났다. 지난해 국회 앞 단식 때는 직접 찾아가 단식 중단을 권유하면서 이 당선인과 재회했다.

그는 "이 당선인이 어린 시절부터 힘든 고통을 이겨내고 지혜롭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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