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중국의 개입을 우려한다’는 이례적인 반응을 내놓자,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 못 하고 쓴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3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한미 동맹은 철통같이 견고하다.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중국이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다’고 썼지만, 바로 뒤에 중국에 대한 내용을 덧붙여 한국의 대선이 중국과 연관됐다고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검토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은 반중 정서가 높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친중 프레임’이 씌워졌었는데, 미국이 한국 대선 결과를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행사 때문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권 초 경고성 의미라고 하기에는 너무 표현이 세다”며 “민주당이 친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친중이다라고 주장하는 보수 쪽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국 사회를 잘못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전직 고위 당국자도 “한국의 선거와,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에 간섭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이 나뉘어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썼다”면서도 “야당 후보들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친중 프레임에 가두려고 했던 것들이 미국의 인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