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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다시 시작하겠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 정치가 살아 있어야 함을 분명히 확인시켜준 표심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6·3 대선 본투표가 끝난 직후인 저녁 8시, 지상파 방송 3사가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권영국 민주노당 대통령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출구조사에서 권 후보가 받아든 득표율은 1.3%였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4일 오전 3시30분(개표율 98.52%), 권 후보의 득표율은 0.97%로 집계됐다. 권 후보나 민주노동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내걸었던 ‘목표치’보다 한참 낮았지만, 권 후보와 민주노동당 선거대책위원회 쪽에선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청산하는 데 마음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선전을 했다고 자평하며 ‘앞으로’를 기약했다.

민주노동당 선대위가 이번 대선에서 잡았던 득표율 목표치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19대 대선 당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기록했던 ‘6.17% 이상’이었다. 내부적으로는,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 출연 기준이 되는 3%만이라도 넘어서길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과는 2022년 대선 당시 심상정 후보가 얻었던 2.37%의 득표율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97%였다. 역대 진보정당 대통령 후보가 얻은 득표율 중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기대했던 것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노동당 쪽에서는 그래도 “1%에 이르는 득표율 자체가 큰 성과”라는 얘기가 나왔다. 나경채 민주노동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처음엔 기탁금 3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할 정도라, 대선을 독자적으로 치를 수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완주를 했다는 것 자체가 진보 정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도 “일단 0%는 벗어났다”며 웃어 보였다.

권 후보는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떠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동자, 농민, 여성, 자영업자,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기후정의.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다시 시작하겠다”며 “앞으로도 힘차게 가겠다. 걸어온 길 그대로 올곧게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구조사가 발표된 직후 민주노동당엔 후원금이 쏟아졌다. 지난달 8일부터 이날 저녁 8시까지 모인 후원금은 8억7800만원이었는데, 저녁 8시부터 밤 10시까지 2시간 동안 약 6억5천만원의 추가 후원금이 들어왔다. 강남규 민주노동당 공보차장은 “내란 세력에 대한 심판 성격의 선거인 만큼 권 후보에게 표를 주지 못한 분들이 후원금으로 마음을 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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