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언론들이 3일 한국 대통령 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차기 대통령이 사회 갈등 해소와 경제 정상화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3일 투표 개시와 동시에 속보를 전하면서 “차기 지도자는 독재 시도로 상처 받은 사회를 하나로 묶고, 미국이 추진하는 예측 불가능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고전하는 수출 의존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신화통신 등도 개표 상황에 시선을 집중했다.
NYT는 ‘한국의 신임 지도자는 혼란스러운 세계 속 갈라진 나라를 물려받는다’는 제목으로 “차기 대통령이 몇 달간 이어진 정치 소용돌이 이후 극단으로 나뉜 국민을 어루만지고, 안정을 되찾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에 직면한다”고 전했다.
WSJ는 ““최근 수개월간 한국은 세 차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경험했고, 지도부 공백을 매듭짓기 위해 이제 국민들이 표를 던질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과의 통상 협의, 중국·북한과의 관계 설정 방향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로 분주하다. /연합뉴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반 년간 국제 무대에서 사실상 자리를 비운 한국이 정치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재시동을 거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요 미국 매체들은 평가했다.
이들은 각 대선 주자 별로 경제·외교 공약을 소개했다. 특히 관세 문제, 주한미군 역할 재정립 등 한미 간 핵심 안건에 주목했다. 또 차기 대통령 당선 결과가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전체 안보 구도에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이날 성별·세대 대립, 경제성장 둔화, 소득 불평등 심화 등을 거론하며 “신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길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유대를 쌓아야 한다”며 “한국은 북한 핵 위협 증가와 북러 간 새로운 군사협력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NYT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이 북한·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외교 정책의 큰 틀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WP는 차기 대통령이 마주할 최대 난제로 관세를 지목하며 “동맹에 대한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태도, 한국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시각과 맞부딪쳐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국 진보 계열 대통령들은 안보에 의존하는 워싱턴과 경제적으로 중요한 베이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성향이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미일 협력을 강조했지만, 워싱턴 전문가들은 그가 했던 과거 발언을 근거로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자가 누구든 핵무장을 요구하는 여론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핵보유 북한의 공격 시 한국을 지킬 의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불안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