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리박스쿨 의혹'에 늘봄학교 강사 계약 시스템 '도마'
울산·서울 등, 늘봄 수업 70~80% 외부업체에 맡겨
"늘봄학교 확대에 강사 수급 '비상'…무경험 강사 많아"
2일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있는 극우 성향 역사교육단체 '리박스쿨' 사무실 모습. 연합뉴스


극우 성향 역사교육단체인 '리박스쿨'이 늘봄학교(초등학교 정규수업 전후 돌봄 및 교육) 프로그램에 강사를 침투시켜 아이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으려 했다는 의혹에 학부모들의 충격이 크다. 현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사고"라는 비판이 나온다. 늘봄학교 수업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학교가 많아 강사 검증이 허술해졌기 때문이다.

"위험한 목적을 가진 초짜 강사가 숨어 있어도 걸러내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학교가 강사와 직접 계약하는 형태보다 업체(기관)와 계약하는 형태가 훨씬 위험
하다.
업체 계약은 불순한 세력이 조직적으로 공교육에 파고들 수 있는 통로를 내주는 것
이고 그 결과가 '리박스쿨'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늘봄학교에 참여 중인 초교 1·2학년은 51만 명에 달한다.

학교들 "업체 믿고 계약…개별 강사까지 검증 어려워"



2일 전국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초등학교가 늘봄학교 강사를 수급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①개별 강사와 직접 계약하거나 ②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①은 각 학교가 학기 시작 전 학부모, 학생에게 어떤 과목을 듣고 싶은지 수요 조사를 한 뒤 해당 수업을 가르칠 외부 강사와 직접 계약하는 형태다. 학교가 모집 공고를 내고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강사를 최종 선정한다. 급여 역시 학교가 강사에게 직접 지급한다. 다만 학교가 강사 선정과 관리를 도맡아야 하다 보니 교직원들의 행정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②는 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통해 늘봄학교 수업을 맡아줄 민간 업체를 선정하면 해당 업체 소속 강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친다. 서울 등 일부 교육청은 대학이 만든 늘봄 프로그램을 신청하기도 한다. 학교는 업체에 위탁비를 지급하고 업체는 여기서 경비와 관리비, 이윤 등을 뗀 뒤 강사에게 급여를 준다. 교직원의 업무 부담은 다소 줄어든다.

리박스쿨이 만든 '한국늘봄교육연합회' 강사들은 ②번 방식으로 학교 안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10개 초교가 올해 1학기에 서울교대에서 제공한 늘봄 프로그램(실험과학, 그림책 읽기)을 신청했는데 이 수업을 한국늘봄교육연합회 소속 강사들이 맡았다. 이 단체는 서울교대와 지난해 협약을 맺고 '과학'과 '예술' 분야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래픽= 김대훈 기자


위험성 인지해 위탁 없앤 광주교육청



현장에서는 "업체 위탁 탓에 늘봄 강사 검증이 부실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학교가 업체(기관)와 계약을 맺을 때는 프로그램의 우수성이나 업체의 평판 등을 주로 점검할 뿐 교육을 맡을 강사의 면면까지 살펴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관내 모든 초교가 개별 강사와 직접 계약해 늘봄학교 수업을 맡기는
광주교육청
의 관계자는 "한때 업체 위탁으로 방과후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업체가
수수료를 떼어 가 강사 급여가 삭감되는 데다 믿을 만한 강사를 학교가 선정할 수 없어 강사 개별 계약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고 말했다.

한국일보가 최근 17개 시도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해 확인한 결과, 강사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은 광주와 제주뿐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청 중 방과후학교(늘봄학교)를
외부 업체에 위탁한 초교 비율
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86%)
이었고
서울(76.2%) 전북(75.1%) 인천(68.6%)
이 뒤를 이었다.

대학들이 운영하는 늘봄 프로그램도 강사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종시에서 방과후 학교 수업을 20년 이상 맡아온 한 강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 늘봄학교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강사가 많이 필요하다보니 지역 국립대에서 강사 연수를 하고 있다”면서 “연수 때 가보면 학교에서 가르쳐본 적도 없고, 전공도 아닌 강사 희망자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업체에 위탁한다고 해도 학교들이 강사진을 안 보는 건 아니며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수업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강사의 질을 확인한다"며 "다만 보완할 부분을 찾기 위해 실태점검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721 '다시 청와대 시대' 李대통령, 보수 뒤 사용 예정…세종 이전은? 랭크뉴스 2025.06.04
47720 국내외 코인 전문가 총집결…韓 가상자산 관심 후끈 [비트코인 서울 2025] 랭크뉴스 2025.06.04
47719 [속보] 이 대통령, 총리 후보자 김민석 지명…국정원장 이종석, 비서실장 강훈식 랭크뉴스 2025.06.04
47718 [영상] 국회 청소노동자 만난 이 대통령, 갑자기 무릎 낮추자 “아이고…” 랭크뉴스 2025.06.04
47717 이재명·김문수는 1155억 받는데..'이대남' 몰표 이준석은 한 푼도 못 받는다 랭크뉴스 2025.06.04
47716 47년 소년공 절친 "재명이는 역시 다르다는 걸 보여주길" 랭크뉴스 2025.06.04
47715 "대통령실이 무덤 같네요"..'입성소감' 밝히며 인선 발표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6.04
47714 [단독] ‘성남 보좌진 3인방’, 대통령실 총무·인사·1부속실로 랭크뉴스 2025.06.04
47713 득표율 1% 못 넘었는데…밤새 13억 후원금 쏟아진 권영국 랭크뉴스 2025.06.04
47712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 김민석... 70년대생 첫 비서실장 강훈식 랭크뉴스 2025.06.04
47711 [속보] 시진핑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하…양국 관계 고도로 중시” 랭크뉴스 2025.06.04
47710 우상호 "김문수, 왜소한 득표율…우유부단이 패인" 랭크뉴스 2025.06.04
47709 가족 바다에 몰아넣고 무섭다며 혼자 탈출한 40대...입 다문 채 영장심사 출석 랭크뉴스 2025.06.04
47708 [단독] 민주, 파견 검사 40명→60명으로 늘린 ‘내란 특검법’ 수정안 발의 랭크뉴스 2025.06.04
47707 이재명 대통령 “용산 무덤 같아…컴퓨터도 없고 황당무계” 랭크뉴스 2025.06.04
47706 “일상 돌아간 김문수”… 턱걸이·훌라후프 ‘삼매경’ 랭크뉴스 2025.06.04
47705 日 이시바 "한일정상회담 조속히·셔틀외교 안변해"[이재명 시대] 랭크뉴스 2025.06.04
47704 이재명 정부 첫 총리에 김민석 지명‥대통령 비서실장 강훈식 임명 랭크뉴스 2025.06.04
47703 총리 김민석, 국정원장 이종석 지명…비서실장 강훈식 랭크뉴스 2025.06.04
47702 처자식 태우고 바다 돌진한 40대…“CCTV엔 젖은 채 ‘뚜벅뚜벅’”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