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츠리안 궁전에서 2차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휴전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모았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2차 협상이 2일(현지시간) 회의 시작 1시간여 만에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대규모 포로 교환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간극 큰 우·러…2차 협상도 휴전 논의 성과 없이 끝나

이날 협상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츠리안 궁전에서 예정 시간을 1시간 40분 가량 넘긴 오후 2시 40분쯤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러시아 측에선 차관급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수석 대표로 나왔다. 튀르키예의 하칸 피단 외무장관은 중재역으로 합석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습을 감행한 다음 날 열린 이 날 회의에서 러시아 대표단은 엄청난 분노를 쏟아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대표단이 악수조차 생략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차 협상은 1시간여 만에 별다른 진전 없이 종료됐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무조건적인 휴전 제안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휴전이 우크라이나에 재정비 시간만 벌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다만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중상을 입은 포로와 러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아동을 중심으로 한 포로 교환에 러시아가 동의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이날 회담에서 6월 말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함께하는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차 직접 협상이 종료된 후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협상은 시작 전부터 전망이 밝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입장은 여전히 접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간극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사전 전달한 ‘평화 로드맵’ 구상에서 최소 30일간의 전면적인 휴전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로드맵에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중립을 강요해선 안 되며 크름반도를 포함해 러시아가 2014년 2월 이후 확보한 영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러시아는 협상장에서 직접 설명하겠다면서 로드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관심사는 휴전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막고 이미 점령한 영토에 대한 권한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통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6일 열린 1차 협상 역시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전쟁포로 1000명씩을 교환석방하기로 합의하는 데 그친 바 있다.

대러 제재 움직임 더욱 커지나

유럽 국가들은 2차 협상이 열리는 동안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러시아 제재에 힘을 싣고자 장외전을 펼쳤다.

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의에서 동유럽 안보협의체 ‘부쿠레슈티 9개국’(B9)과 북유럽 5개국 등 14개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날 회의에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가입은 나토 회원국 모두의 장기적인 약속”이라면서 “이는 러시아와의 협상 안건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뤼터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평화 협상의 조건으로 나토 동진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한 응답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이자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4월 제시한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가 포함돼 있었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의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차 협상에서도 휴전이 무산됨에 따라 대러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석유 수출과 유조선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하다”면서 “침략자는 전쟁으로 인한 어떤 보상도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토에 누가 가입할 수 있고, 가입할 수 없는지 결정한다면 그의 전쟁에 대한 욕망은 더욱 커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나 EU가 준비 중인 18차 대러 제재안을 설명했다. EU 18차 제재안에는 러시아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 은행, 원유가격 상한선 인하 조치가 담길 예정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그레이엄 의원에게 이 제재안이 “미국의 조치와 함께 실행된다면 효과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면서, 그레이엄 의원이 미 의회에서 공동 발의한 대러 제재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그레이엄 의원과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한 대러시아 제재 법안 초안에는 러시아산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50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710 [단독] 지휘통제실서 軍 보고 받던 李 대통령 "방첩사는?"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9 [속보] 시진핑, 이재명 대통령에게 축전 “관계 발전 매우 중시”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8 남방큰돌고래 ‘턱이’를 떠나보내며 [취재후]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7 [단독]'계엄 본산' 지휘통제실서 軍 보고 받던 李 “방첩사는 없나요?”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6 “미국한테 뒤통수” “계엄은 왜 해 갖곤”...윤석열 지지 채팅방 패닉, 줄탈퇴도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5 욱일기 위 태극기, '모두 임신시키고파'... 미대생의 기괴한 심야 전시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4 이 대통령 “용산 무덤 같아···부처 돌아간 공무원 대통령실 원대복귀시킬 것”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3 ‘늘봄’ 빈틈 파고든 리박스쿨에 “극우 역사교육 충격…아이 못 맡긴다”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2 권성동, 대통령 취임식 참석…굳은 표정에 ‘뒷짐’ [현장영상]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1 李 대통령 "무덤 같다"... 尹이 계엄 선포한 자리에서 던진 말 new 랭크뉴스 2025.06.04
52700 李대통령 국회 취임선서 현장서 경호처·경찰 경호원 몸싸움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9 선거비용 한푼도 못받는데…이준석 측 "오히려 흑자, 적자 없다"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8 역대 최다 득표, 과반은 못 미쳐… “협치하라는 뜻”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7 李 대통령 1호 행정명령은 비상경제 TF... "부처 복귀 공무원 다시 용산으로"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6 혁신은 커녕 ‘네 탓' 공방만…친한·친윤, 당권 놓고 집안싸움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5 “대선 후보 안낸 조국혁신당의 승리”…조국 옥중서신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4 대선 당일 이례적 이창수 사직서 수리한 이주호 “선거 영향 안 주려고”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3 [마켓뷰] 이재명 정부 출범 기대감... 코스피, 작년 8월 이후 최고치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2 [단독] 김남국, 이재명 대통령실 '국민 디지털 소통' 비서관으로... '원외 친명' 대거 입성 new 랭크뉴스 2025.06.04
52691 [속보] 체코 법원, 한수원 ‘원전계약 금지’ 가처분 취소 new 랭크뉴스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