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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입주 예정 2000가구… 허위광고·시공미비 논란
단지와 학원가 연결 ‘육교’는 끊겨… “사전점검날 알아”
고양시 “경관심의도 안 들어와… 준공승인 어려울수도”
초등학교 통학로도 공사판… “전용 84㎡ 7억~8억에 분양”

‘송도에서 성공적으로 미니신도시를 건설했던 포스코 더샵이 일산에서 새롭게 브랜드 타운을 건설 중입니다.’

지난 달 29일 오후 방문한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더샵 일산 엘로이’의 공사현장은 2021년 분양 당시 내세웠던 홍보문구가 무색했다. 입주를 한 달 앞두고 현장 곳곳에는 흙먼지가 날렸다. 홍보 영상에서 벚꽃나무가 빼곡한 가운데 맑은 물이 흐르는 것으로 묘사됐던 ‘풍동천’은 흙을 파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보행로 곳곳에는 흙구덩이와 적재물이 많아 걸음을 떼기가 조심스러웠다. 단지 저층 상가를 통해 백마학원가, 번화가와 직접 연결된다던 보행육교는 연결이 끊어진 채 이미 마감작업을 마친 상태였다.

지난 달 29일 오후 방문한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더샵 일산 엘로이' 공사현장. 단지 옆으로 '풍동천'을 조성하는 흙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더샵 일산 엘로이의 입주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조은임 기자

“결혼 전에 이곳에서 신혼생활을 하기 위해 분양을 받았어요. 일산 외곽 지역인데도 분양가는 7억원이 넘었지만, 아이를 키우며 살기 적당하다고 여겼습니다. 무엇보다 ‘더샵’ 브랜드 아파트라 큰 걱정이 없을 거라고 믿었죠.”(입주예정자 노모씨)

더샵 일산 엘로이는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2지구 일대 3개 블록(C-1-1·C-1-2·C-2)에 들어서는 지상 최고 42층, 전용면적 84~247㎡, 총 1976가구 규모의 대규모 오피스텔이다. 오는 30일 입주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 풍동 일대에 총 4000여가구 규모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오피스텔인 더샵 일산 엘로이를 포함해 아파트 2090가구 등 일산에 4000여세대의 ‘더샵 브랜드 타운’을 만들겠다고 했다.

고급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는 만큼 당시 분양가도 높은 수준이었다. 전용 84㎡기준 최고가가 7억8000만원 수준이었다. 입주예정자 상당수는 신혼부부이거나 자식들에게 ‘내 집’을 마련해주려는 노령층이었다고 했다. 인근 도보 거리에 풍산초, 풍산중 등 학교가 있었고, 바로 옆에는 풍동천이 흘러 자연친화적인 장점이 두드러졌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한 때 프리미엄(p)이 붙어 거래가 됐을 정도로 기대감이 컸다”면서 “지난 5월 사전점검날 단지를 확인하고선 실망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위)지난 달 29일 방문한 '더샵 일산 엘로이' 공사현장의 보행육교의 모습. (아래)분양 홍보 동영상 속 보행육교의 모습.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건 ‘보행육교’였다. 경의중앙선을 가로지르는 보행 육교가 103동과 201동 2층 연결부에 직접 연결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올라가는 육교가 시공 중이었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달 10일 사전점검 전까지 보행육교를 통해 백마학원가·번화가로 10분 만에 걸어갈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 전까지는 시행사·시공사로부터 어떠한 고지도 받지 못했다.

서정명 입주자대책위원회(입대위) 회장은 “보행육교가 단지와 연결되고, 되지 않고는 인프라 가치와 생활권이 달라진다”면서 “분양 당시도 이 육교와 풍동천을 보고 8억원 가까이 주고 분양을 받았던 것”이라고 했다.

지난 달 29일 방문한 '더샵 일산 엘로이' 인근의 현장사무실의 모습./조은임 기자

고양시에서는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이동환 시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달 입주예정자들과 직접 만나 건의사항을 들었다. 시에서는 그 뒤 시행사, 시공사, 시 관계자, 입대위를 모아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날 오후에는 협의체의 첫 회의가 있었지만, 시행사, 시공사의 실무 결정권자들이 참석하지 않아 오는 5일 2차 회의를 통보하는 선에서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장은 “부대시설이 완공되지 않으면 준공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시행사에서 육교와 관련해 경관심의를 신청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면서 “시행·시공사 양쪽이 아직 입장 정리가 안된 것으로 안다. 6월 중 심의가 들어오면 일단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는 “당초 설계대로 시공을 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입주예정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시행사와 고양시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입대위에 따르면 시행사는 ‘장애인 이동권 때문에 기울기가 가팔라져 설치가 어렵다’, ‘미리 통보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비즈가 시행사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시행사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더샵 일산 엘로이' 분양 홍보 동영상 속 '풍동천'의 모습./제보자 제공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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