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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15% 관세 부과...차 부품사 이익률 3%, 마이너스로
수익성 저하, R&D 투자 감소로
부품사, 고객사 완성차만 바라봐
中企부터 위기…車 부품 산업 구조조정도

경기도 안산의 한 자동차 부품 기업 A는 최근 미국 관세 부과로 비상이 걸렸다. 미국 현지에 있는 고객사의 완성차 제조 공장으로 부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지난달 4일부터 최대 25%의 관세를 내고 있어서다.

이 물량은 회사 전체 매출의 15~20%를 차지한다. 즉, 미국 수출 사업의 경우 100원짜리 부품을 팔면, 25원을 관세로 내야 한다. 현재 A사의 영업이익률은 4%가 안 되는 상황이다. 이제 미국 수출 사업의 경우 제품을 팔아도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가 됐다. 100원을 팔면 20원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 기업이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 수는 약 1만3000개로, 이중 7~8% 기업이 미국 등 해외로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야심 차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한 곳인 미국에 진출했다. 길게는 25년 짧게는 작년으로, 현재 미국은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달 4일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해도 이익이 나지 않는 수익성 위기에 처했다.

영업이익률 3%…美 관세 폭탄 ‘수익성 악화’
그래픽=손민균

지난해 미국 등에 수출하는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대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 관세 폭탄이 장기화된다면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자동차 부품 213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대로 조사됐다. 213개사에는 현대모비스·에스엘·삼보모터스 등 대·중견기업과 광진상공 등 중소기업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자동차 동력전달 부품인 플레이트와 연료 공급용 파이프 등을 제조,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중견기업 삼보모터스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3.4%를 기록했다. 와이퍼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중견기업 디와이오토의 영업이익률은 1%에 불과하다. 차량 구동용 부품인 디스크, 프로펠러 샤프트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 효림산업의 영업이익률은 2.3%다.

영업이익률이 3%대라면, 앞서 A사처럼 미 수출 부품에 대한 관세 25%를 내면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기업마다 미 수출 비중, 현지 공장 운영 등 경영 상황이 각기 다르지만, 미 관세는 어떤 식으로든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수익성 악화는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자율차 등 미래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잃게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우명호 고려대 자동차융합학과 석좌교수는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을 단순하게 보면 안 된다”며 “이는 곧 미래 연구개발(R&D) 투자 감소로 이어져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미래 자율차 시장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자동차 부품 기업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버틸 수 있지만, 미 관세 폭탄이 장기화되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서 먼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자동차 부품 공장을 건설한지 20년이 넘은 한 국내 기업 관계자도 “미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제 미 관세가 막 부과된 상황이라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車 부품산업 구조조정...R&D 강화해야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완성차가 미 관세 인상으로 인한 부담으로 자동차 가격을 올릴 수 있는데, 그 이익이 부품 업체로도 돌아오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의 경우 현대차·기아에 부품을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으로 원가가 올라간 만큼 완성차에 공급하는 부품의 가격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보통 공급 계약을 1년 또는 장기적으로 2~3년으로 하는데, 관세 인상분을 어떻게 반영할지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의 승자독식 구조도 전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조만간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해외 사업 강화는 물론 R&D를 강화해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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