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시 화교대학 인근 육교에 최근 걸린 현수막. 엑스 캡처
중국에서 반정부 현수막 시위가 또 등장했다. 중국은 오는 4일 천안문 사태 36주년을 앞두고 집회나 시위를 막기 위해 경계가 삼엄한 상태다.
1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최근 푸젠성 취안저우시 화교대학 근처 육교에 ‘자유’와 ‘민주’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린 사진과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전송됐다.
중국 반체제단체인 중국민주당 국제연합의 주석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제리젠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지난달 24일 이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31일 밝혔다. 화교대학 학생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6월 4일 천안문사태로부터 36년이 지났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면서 “우리 부모처럼 중국 공산당의 노예가 돼 속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공산당 지배 하에선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없다”면서 “우리는 모두 공산당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지탱하는 나사다.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다. 우리가 중국공산당에 희생당하는 마지막 세대여야 한다.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화교대 학생들은 6·4를 앞두고 ‘자유’와 ‘민주’라고 적은 현수막을 육교에 내걸었다. 중공에 대한 묵묵한 항의였다”면서 “두 글자만으로도 중공은 두려움에 떨게 될 것이다. 모든 학생이 일어나 비협조와 소극적 저항으로 중공을 무너뜨리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중국에는 언제나 저항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달라”면서 “펑리파가 체포된 후 팡이룽이 나섰고 청두에선 메이스린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펑리파는 물리학자로 2022년 10월 베이징에서 코로나 봉쇄정책에 항의해 ‘지도자가 아니라 투표권이 필요하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여 전국적인 백지시위를 촉발했다. 팡이룽은 22세였던 지난해 7월 후난성 신화현에서 펑리파와 비슷한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하다 체포됐다. 메이스린은 27세로 지난 4월 15일 중국 쓰촨성 청두 버스터미널 인근 육교에 반정부·반체제 현수막 3개를 내걸었다가 연락이 끊겼다.
제리젠은 “중국 젊은이들이 싸움을 멈춘 적이 없음을 현수막을 통해 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상황을 고려하면, 흰 종이 한 장만 들어도 체포되거나 문제 유발 혐의로 기소될 수 있고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 현수막을 내걸면 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공 통일전선공작부 직속인 화교대학은 취안저우와 푸젠성 샤먼에 캠퍼스가 있다. 이 학교는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수여하며 홍콩, 마카오, 대만 등에서 유학생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