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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장녀 이방카가 UFC의 299번째 정규 이벤트를 참관하기 위해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를 찾았다. AP=연합뉴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중 한 명이 누구인 줄 아십니까? 바로 제 딸 이방카입니다. 이방카는 키 180cm에 몸매도 최고예요."(2003년 하워드스턴쇼에서)


"이방카가 내 딸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녀와 데이트를 했을지도 몰라요."(2006년 ABC 토크쇼 '더 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딸인 이방카의 외모에 감탄하고 심지어 데이트 상대로 표현하기까지 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발언을 단순한 돌발 행동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꾸준히 외모 집착을 드러내고 있고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 같은 트럼프의 '외모 정치학'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절한 그의 조카 메리 트럼프.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칭찬하면서 상대보다 우위에 서려는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에서 15일에 다녀온 중동 순방에서 만난 외국 정상들에게 외모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에게는 "젊고 매력적인 남자"라고 했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세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을 향해선 "둘 다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매우 똑똑하기까지 하다"고 극찬했다.

이에 대해 FT는 "트럼프는 외모 칭찬을 통해 권력 역학 관계를 만들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칭찬을 함으로써 자신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을 만들고, 칭찬 받는 사람이 자신을 따르게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조카인 임상심리학자 메리 트럼프는 FT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아부하도록 만들기 위해 외모 칭찬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타인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라 외모 칭찬을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메리는 트럼프의 형인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딸로, 트럼프와 의절했다.

트럼프의 외모 칭찬은 정치나 외교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때로는 부적절한 상황에서도 튀어나온다. 지난달 19일 순직 경찰관 유가족에게 '희생 메달'을 수여한 행사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유가족 중 한 명에게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면서 "잘생긴 아들도요"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아공 백인 농부들이 집단적으로 살해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탄압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농부 집단살해’ 의혹 관련 기사를 출력한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트럼프가 외모 칭찬을 절대 하지 않는 대상도 있다. FT는 "트럼프는 자신이 굴욕감을 주고 싶어하는 상대에겐 외모 칭찬을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언성을 높이며 설전까지 벌였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겐 한 번도 외모 칭찬을 한 적이 없다. 지난달 21일 백악관을 찾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도 외모 칭찬은커녕, 남아공 내 백인 학살 의혹을 제기하며 몰아세우기만 했다. FT는 "이는 결국 트럼프가 자기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외모 칭찬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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