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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신원 상사 생일 이틀 앞두고 순직…여동생이 대신 촛불 꺼


영정사진 앞 놓이는 생일 케이크
[촬영 황수빈]


(포항=연합뉴스) 박세진 황수빈 기자 = 해군 초계기 P-3CK 917호기를 타고 훈련에 나섰던 고 강신원 상사는 자신의 스물네번째 음력 생일을 이틀 앞두고 순직했다.

영정사진 속 강 상사는 유족이 마련한 생일 케이크 앞에서 말이 없었다.

31일 강 상사의 유족은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생크림 위에 과일이 올라간 케이크를 준비했다.

케이크에는 강 상사가 지나온 세월을 나타내는 촛불들이 일렁이고 있었다.

강 상사의 여동생은 케이크를 손에 든 채 조심스레 영정사진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곤 영정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후 말없이 케이크를 올려놨다.

케이크 앞에는 강 상사의 위패와 상사로 진급을 명한다는 임명장이 함께 놓여있었다.

강 상사의 여동생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말없이 영정사진을 바라봤다.

이후 오빠 대신 조심스레 촛불을 입으로 불어서 껐다.

영정사진 앞 유족
[촬영 황수빈]


해군 초계기 순직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 이틀째 체육관을 지키는 유족들 사이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첫날과는 달리 울음소리가 간간이만 들렸다.

유족들은 애써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들은 고개를 푹 숙이거나 천장을 바라보기도 했다.

어떤 유족은 "어떻게 계속 영정사진만 쳐다볼 수 있겠느냐"고 말하며 체육관을 벗어나 눈물을 삼켰다.

유족들의 표정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 중 일부는 군에서 마련해준 숙소에 가지 않고 밤새 분향소를 지키거나 슬픔에 젖어 끼니도 제대로 못 들었다고 한다.

체육관 한쪽에 마련된 심리지원 부스에는 상담하러 오는 유족이 없어 텅텅 비어있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아직 상담하러 온 유족이 없어서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면서 심리 상담을 안내하고 있다"며 "상담받아야겠다는 경황조차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hsb@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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