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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31일 오전 난 화재의 최초 신고자 중 한 명인 오창근씨(29)의 팔이 검게 그을려 있다. 강한들 기자


31일 오전 8시 43분쯤 서울 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열차에서 6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A씨의 방화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2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향신문은 화재의 최초 신고자 중 한 명인 오창근씨(29)를 서울 마포구 마포역 앞에서 만났다. 오씨는 “A씨가 바닥에 액체를 뿌린 뒤 휴지를 달라며 불을 지르려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씨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 A씨는 지하철에 언제, 어떻게 불을 지르려 했나

“지하철이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출발한 지 30초~1분쯤 지난 시점에 갑자기 A씨가 열차 중앙쯤에서 바닥에 노란 액체를 뿌리기 시작했다. 인화 물질과 유사한 냄새가 났다. 사람들은 액체를 뿌리자마자 양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나도 도망가면서 A씨가 ‘(불을 붙이기 위해) 휴지를 달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 불길을 직접 본 건가

“나도 지하철 내 비상호출벨을 누르면서 도망갔다. 뒤를 돌아봤는데 10m쯤 뒤에 불길이 보였다. 119에 신고하면서 나도 계속 도망을 갔다.”

- ‘휴지를 달라’는 말 말고 다른 말은 한 적이 없나

“A씨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사람이 이 정도로 무표정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휴지를 달라는 말 말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31일 서울 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열차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하고 있다. 박선희씨(47) 제공


- 대피하는 와중에 위험한 상황은 없었나

“비상벨을 누르면서 도망을 갔는데 열차가 멈추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 문을 힘으로 열려고 하니 열리지 않다가, 비상 레버를 당기고 나니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일부 승객들은 ‘차량 문을 닫으라’고 했지만, 연기가 너무 심하게 발생해서 즉시 대피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 순간 기관사도 ‘대피하라’고 방송했다. 그때부터 열차에서 내려서 대피하는 시민들 손을 잡아줬다. 바닥부터 열차 높이가 내 키보다 높아서 승객들이 내리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부분 잘 대피한 것 같다.”

- 시민들 다중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데 어떤 생각이 드나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하는데, 지하철을 타고 가기 두렵다.”

31일 서울 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A씨(60대 남성)가 여의나루역에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독자 제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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