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태닝라인 게시글 갈무리
최근 글로벌 Z세대를 중심으로 태닝 열풍이 불고 있다. 단순히 피부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태닝 자국 자체를 하나의 스타일로 즐기는 트렌드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가디언, 뉴욕포스트, 포춘 등 주요 외신은 Z세대 사이에서 홀터넥 수영복 착용 후 의도적으로 태닝 라인을 만드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영복 모양대로 생긴 피부색의 대비가 마치 패션 액세서리처럼 여겨지며, 이를 공유하는 콘텐츠가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틱톡 내 #태닝라인(tanlines)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 수는 1억 4,200만 건에 달하며, #sunburnttanlines 해시태그 조회수는 2억 회를 기록했다. 대부분은 자신의 태닝 라인을 자랑하거나, 효과적인 태닝 방법, 추천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들이다.
틱톡 인플루언서 런던 콜카나는 “정오부터 오후 1시 30분 사이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을 때 SPF15 자외선 차단제를 뿌리고 태닝 오일을 발라 햇볕을 쬔다”고 자신의 루틴을 공유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여름 최고의 액세서리"라는 설명과 함께 삼각형 태닝 자국을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뉴욕에 거주하는 시몬(14)은 포춘에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에 옥상에 누워 눈에 띄는 태닝 라인을 만든다”며 “그 차이가 뚜렷할수록 태닝이 잘됐다는 표시고, 그 자체가 액세서리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루시아(13) 역시 “자외선 지수가 7 이상일 때 태닝 오일과 자외선 차단제를 동시에 바르고 일광욕을 즐긴다”며 “태닝 라인이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여름에는 태닝 라인을 드러낼 수 있는 어깨가 드러나는 튜브탑이나 오프숄더 셔츠가 유행”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태닝 트렌드에 우려를 표했다. 캘리포니아 피부과 전문의 비나 반치 나탄 박사는 “Z세대는 자외선 차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의도적으로 햇빛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피부과학회(AAD)가 지난해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7%가 태닝을 경험했고, 이는 2020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햇볕에 탄 사람은 35%로 10% 증가했으며, 이 중 MZ세대가 절반을 차지했다.
문제는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실천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96%가 자외선 차단이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정기적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56%에 그쳤다.
특히 Z세대는 잘못된 스킨케어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Z세대 성인 중 32%는 자외선 차단 지식 평가에서 D~F 등급을 받았으며, 52%는 피부암 위험이나 조기 노화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AAD 회장 수잔 C 테일러 박사는 “자외선 강도가 높을수록 태닝이 잘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신념”이라며,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는 외출을 피하고, 모자·선글라스·래쉬가드 등을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