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법원 무효 판결 하루 만에 효력 중지
백악관 “사법 과잉, 대법원이 최종 결정을”
백악관 “사법 과잉, 대법원이 최종 결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가 계속된다. 일단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소재 연방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및 펜타닐(합성마약) 유입 대응 관세 부과 행정명령이 무효라는 전날 연방국제통상법원 1심 재판부 판결의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1심 판결에 불복해 긴급 제출한 ‘판결 효력 정지’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관세 조치는 항소심 심리 기간 일시 복원된다.
항소법원은 이런 명령을 내리며 의견이나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앞서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법원의 전날 결정에 대해 “또 하나의 사법 과잉 사례”라며 “이 끔찍한 결정을 뒤엎기 위해” 항소심 진행 기간 1심 판결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긴급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 결정 직후 항소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어 “궁극적으로 연방대법원이 우리의 헌법과 우리나라를 위해 이 일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현재 보수와 진보 성향 대법관의 비율이 6 대 3으로 보수 우위 구도다.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번복되리라는 게 백악관의 예상이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국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전날 관세 무효 판결과 관련, “항소심이 어떻게 진행될지 보겠지만 그게 성공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며 “미국 펜타닐 위기가 긴급 상황이 아니라는 아이디어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관세 부과)을 위한 3, 4개의 다른 방법도 있다”면서도 “당장 추구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판결이 잘못됐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연방국제통상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 대응과 관련해 2월부터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부과한 10∼25%의 관세와 4월 2일 발표한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국가 대상 상호관세를 막아 달라는 원고인단의 청구를 인용하며 해당 관세들을 무효로 하고 시행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1심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관세는 모두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된 것이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의해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무제한적 권한을 위임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명시된 법적 근거를 활용해 부과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대상 품목 관세 부과는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발효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