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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박근혜 탄핵 때는 용케 살아남았지만, 이번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가 끝내 무산되자 향후 보수 진영의 재편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0일 미국 하와이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 배웅 나온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내 탓도, 이준석 탓도 하지 말라. 그건 니들이 잘못 선택한 탓”이라며 “한 사람은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쫓아냈고, 또 한 사람은 시기와 질투로 두 번의 사기 경선으로 밀어냈다”고 썼다. 이어 “공당이 어찌 그런 짓을 할 수 있나. 다 니들의 자업자득”이라며 “두 번 탄핵당한 당일지라도 살아날 기회가 있었지만, 니들의 사욕으로 그것조차 망쳤다. 누굴 탓하지 말고 다가올 ‘ICE AGE(빙하기)’에 대비하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경선 탈락 후 탈당과 동시에 정계은퇴를 선언한 홍 전 시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동안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가 체류 중인 미국 하와이까지 특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유상범 의원 등 당시 특사단은 “홍준표 전 시장이 김문수 후보 지지에 동의했다”고 했었지만 홍 전 시장의 이날 발언으로 결국 허언이 됐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과의 절연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대선 ‘완주’를 택한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정치권에선 대선 이후 보수 진영의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시각이 많다. 홍 전 시장이 이 후보와 힘을 합쳐 독자적인 세력을 만든 뒤 국민의힘 이탈 인사를 흡수해 보수 진영의 새로운 중심축이 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보수 진영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 정당 해산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박지원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홍 전 시장은 김문수 후보가 패배하면 내란 세력인 국민의힘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 보수는 극우가 아닌 건전한 보수로 재편될 것이고, 그 중심에 홍준표와 이준석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대선이 한창인데도 대선 이후를 노린 당권 경쟁이 이미 불붙은 국민의힘의 상황이 정계 개편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 의원들은 이미 당원 늘리기 운동에 착수하는 등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조직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대선 지원 유세에 나선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에게 탈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고 ‘친윤계 배제’를 주장하는 것도 차기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란 해석이 많다.

반대로 친한계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당내 계파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계파 불용’ 조항을 신설하는 당헌 개정안을 추진하자 “잔머리 굴리면서 대선 패배 이후를 생각하는 사람들”(한동훈 전 대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친한계는 계파 불용 당헌 개정안의 배후에 친윤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계파 불용 조항의 타깃이 친한계라는 것이다.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범보수 진영의 ‘각자도생’ 움직임은 벌써 시작됐다. 29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구(舊) 친윤계 의원 일부는 친한계 합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또 다른 일부 세력은 이 후보 측과 접촉하며 당 상황에 따라 추후 개혁신당 합류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단일화에 응하지 않은 이준석 후보 측은 친윤과 친한 어느 쪽에도 휘둘리지 않겠다며 독자 세력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당권 싸움에 휘말릴 바에야 보수 진영의 미래를 위한 독자세력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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