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노동본부가 29일 국회에서 연 '반복되는 SPC 중대재해, 이대로 둘 수 없다-대책과 예방, 책임주체 강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SPC삼립 황종현 이사회 의장, 김범수 대표이사, SPC 도세호 대표이사가 고개를 숙였다./뉴스1
반복된 산재 사망 사고에 SPC그룹이 국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도세호 SPC 대표는 29일 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진짜대한민국 중앙선대위 노동본부’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한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계열사 현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사고 발생 때마다 안전 강화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도 통감한다고 했다. 도 대표는 “2022년 SPL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전 계열사가 안전 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며 무엇이 부족했는지 실패의 원인을 면밀히 성찰하고 있다”고 했다.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점도 약속했다. 2022년부터 진행해 온 3년간 1000억원 규모의 안전경영 투자 플랜을 확대·연장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도 대표는 “계열사별 추가 재원을 확보해 설비 자동화와 안전관리 인력 강화에 집중 투자해 사고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했다.
SPC그룹은 향후 안전경영위원회를 외부 산업안전 전문가 중심으로 대폭 보강해 실효성과 독립성을 갖춘 조직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도 대표는 “잘못된 업무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전 계열사의 경영진이 공동 책임 의식을 갖고 직접 챙기겠다”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자세로 다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 재해는 총 572건이다.
특히 2022년 10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고체, 액체, 기체 등을 서로 섞거나 휘젓기 위해 쓰이는 기구)에 끼여 사망한 사고를 시작으로, 최근 3년간 SPC 계열 공장에서는 3건의 사망 사고와 5건의 부상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