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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 해상초계기. 사진 해군
29일 해군의 P-3 해상 초계기가 경북 포항에서 추락,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해군이 조사에 착수했다.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날 오후 1시 43분경 이·착륙 교육 훈련을 위해 포항 기지를 이륙했으나, 원인 미상의 이유로 약 6분 만인 1시 49분쯤 신정리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해군 항공사령부 소속으로 모(母)기지는 제주 해군기지다. 훈련을 위해 포항 해군기지로 왔다는 설명이다.

사고기에는 장교인 조종사(소령)와 부조종사(대위), 전술 승무원(부사관) 2명 등 총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해군은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늦게 승무원 4명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수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해군 참모차장을 주관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P-3 초계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며 “초계기 운영 중단에 따른 감시 공백은 함정과 헬기 등을 가동해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기종은 P-3CK으로, 이전에 기체 결함 등의 이상이 발견된 적은 없다. 다만 “항공기가 갑자기 수직으로 내려 꽂히며 굉음과 함께 불길이 일었다”는 목격자 진술 등으로 미뤄 정비 문제 또는 기체 노후화로 인한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유압 계통 이상에 따른 엔진 정지 등 급격한 이상이 발생했을 것이란 추정도 조심스레 나온다. P-3CK는 터보프롭(프로펠러·가스터빈) 엔진 4개로 추력을 얻기 때문에 엔진 4개 중 상당수가 급격히 이상을 일으키며 비정상 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사고기는 이륙 후 수 분간 순항하다가 갑자기 급강하 했다. 다만 해군은 “기체 외부의 변수가 있었는지 등 원인은 예단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항=뉴스1) 정우용 기자 = 29일 오후 1시 35분쯤 경북 포항 남구 동해면 야산에 해군 해상 초계기 (P-3C)가 추락해 출동한 소방관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전투기와 달리 여객기 형태인 P-3에는 비상 탈출을 위한 낙하산 등을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선 승무원들이 비상 탈출할 시간이 촉박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기체 급강하 등 상황이 급박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또 추락 지점 인근엔 600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있는 만큼 조종사 등이 민가 피해를 최소화 하는 데 주력했을 가능성도 있다.

‘잠수함 킬러’로도 불리는 P-3 해상 초계기는 대잠전 수행을 위한 항공기로, 구형 대잠 초계기인 S-2를 대체해 1995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전장 35m·전폭 30m·전고 11m로 공대함 유도탄과 경어뢰·폭뢰 등을 탑재하고 있다.

1995년 P-3C 8대를, 이후 미 해군이 예비 전력으로 쓰던 P-3B를 개량한 P-3CK 8대를 2010년부터 순차 도입해 현재는 총 16대를 운용하고 있다. P-3의 양산 시점이 최소 1990년대란 점 때문에 기종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종종 제기됐다.

특히 북한과 주변국 등에서 침투하는 잠수함 탐지 임무를 하는 초계기의 특성상 동·서해에서 24시간 빈틈 없이 운용해야 해 기체 피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 때문에 해군은 P-3를 대체할 최신형 초계기로 P-8A 6대를 도입,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었다. 신형 초계기 전력화를 눈 앞에 두고 대형 참사가 벌어진 셈이다.

당장 기종 노후화로 인한 사고로 밝혀질 경우 해군은 기종 전체에 대한 점검에 들어가며 비행 중단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곧 대잠작전을 수행할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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