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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여성혐오 음란 댓글’ 공방이 6·3 대선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이재명 후보 장남 동호씨가 과거 온라인 게시판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음담패설을 이준석 후보가 다시 문제삼자, 글 자체는 물론 두 후보의 문제 제기 및 대응 방식 모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커져서다. 12·3 비상계엄이 촉발한 대선의 화두가 ‘도덕성 검증’으로 바뀌어 양쪽 모두에 악재가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유스페이스 야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29일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태는 용납 불가”라며 “과거 문제를 마치 새로운 일처럼 선거에 이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전날엔 이준석 후보를 고발하고, 의원직 제명도 요구했다. 그러나 댓글 진위를 두고선 “이재명 후보 아들이 썼는지 명확지 않다. 본인은 일관되게 부인해왔다”고만 했다.

민주당은 문제의 댓글이 ‘남성을 겨냥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조 단장은 “저질 음란 공세를 하다보니 (이준석 후보가) 창작을 했다”며 “여성 대상(의 표현)이 아닌데 이를 여성혐오로 둔갑시키기 위해 성(性)을 바꿔버렸다”고 했다. 동호 씨의 댓글 중 가장 논란이 된 폭력적 표현은 여성이 아닌 남성을 겨냥했다는 취지다.

민주 “댓글 작성 여부 불명확” 이준석 고발
앞서 동호씨는 지난해 6월 검찰에 의해 상습도박 및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죄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이 청구됐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 씨는 2019년부터 2021년에 걸쳐 포커 사이트에 성적 묘사를 담은 음란 댓글 4건을 작성했다. 여기엔 이준석 후보가 지난 27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 당시 그대로 옮겨 큰 논란을 빚은 원색적 표현도 적혀있다.

공소장엔 동호씨가 일부 여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쓴 음란 댓글도 포함됐다. 여성에 대한 일방적 성관계를 뜻하는 내용으로, 여성혐오 표현이 명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조 단장은 “그 자체가 후보 아들이 했는지 안 했는지 허위사실이라고 분명히 제기하는 것”이라며 “그 부분으로 번지는 건 다른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 댓글이 ‘남성을 겨냥했다’는 취지의 민주당 주장에 대해 “그럼 남성에게 그런 표현을 하는 것은 괜찮나. 메시지를 흐리지 말고 이재명 후보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사실에 부합하는 말을 했는데 본인이 답 하기 싫다는 이유로 국회의원 제명 운운하며 협박하는 이재명 후보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서 열린 강동구·송파구 집중유세에서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선거’ 안정적 승리 기대했는데… 화두 전환
그간 민주당은 선대위 차원에서 ‘입조심’ 경계령을 내리고, ‘절박한 선거’ 콘셉트를 유지해왔다. 대통령 파면으로 치르는 선거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이 뒤늦게 결집하고 여론조사상 격차도 좁혀지면서, 자칫 오만하게 보이면 중도층이 이탈할 거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가 던진 ‘동호씨 댓글 논란’으로 양당이 충돌하면서, 선거 막판 ‘도덕성’ 이슈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민 대표는 “이준석 후보가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득표율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소한 일부에게 ‘이재명을 찍지 않을 이유’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또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내란 프레임’으로 유지해 무난히 선거를 끝내야 하는데, 갑자기 ‘도덕성 프레임’으로 전환이 됐다”면서 “윤석열 책임론, 국민의힘 심판론이 작동하던 대선판의 시선이 도덕성으로 바뀐 자체가 큰 부담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대응 방식도 짚었다. 박 대표는 “온 국민이 보는 TV토론에서 원색적 표현을 써 모두를 수치스럽게 한 건 무조건 부적절했다”면서도 “여성 신체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면, 최소한 진보진영 정치인은 ‘누구라도 이러면 안 된다’ ‘더 성찰하겠다’ 정도의 말은 헀어야 한다. 잘못된 건 모른 척 하고, 문제 제기한 사람만 때리는 건 위선”이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와는 별개로 민주당의 ‘이중 잣대’를 드러냈다는 의미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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