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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폭을 더 키워야 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면, 집값 등 자산 가격만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9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너무 많이 빨리 낮춰 유동성을 더 공급하면 경기 부양보다 주택 가격이라든지 자산 가격으로 막 흘러 들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금통위원들도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한 번 더 보면서 (금리 인하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을 나타냈다”고 했다.

한은은 경제성장률이 올해 전망치(0.8%)와 같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빅컷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이 총재는 2008년처럼 빠르게 금리를 내릴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2008년에는 잠재성장률이 3%대로 높았음에도 성장률이 0%대로 추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잠재성장률이 2% 이하이기 때문에 잠재성장률과 경제성장률 격차가 2008년보다는 크지 않다. 이 총재는 “오히려 금융 여건은 (2008년과 비교해) 완화적”이라고 짚었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쓸 것으로 예상하는 차기 정부와도 자산 가격 급등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정도까지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에 대해 (새 정부와) 논의해야 될 것 같고 서로 공감을 나누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혁신 가능성을 보면 오히려 한은이 적극적으로 만들어줘야 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화폐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비은행 기관이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저해할 수 있고, 사고가 나면 지급결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고, 자본규제 회피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으로부터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은이 추진하는 예금토큰(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만든 디지털 화폐)을 원화 스테이블 코인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랏빚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총재는 “부채가 커지면 그것을 나중에는 누군가 지불하게 되어 있고, 금융 위기에는 항상 과도한 부채가 있었다”면서 “재정 상황에 대해서 전 세계 국채 금리가 영향받는 민감도가 증가한 상태라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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