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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기준 7%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주민센터 앞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나영 기자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아침부터 전국 곳곳 사전투표소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소망하는 유권자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내란 세력 응징부터 경제 부양, 소수자 배려까지 다양한 소망을 기표봉에 담아 보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사전투표율은 5.24%로 앞선 지난 20대 대선(3.64%) 같은 시간대 투표율을 크게 앞지른다.

이날 투표소에서 한겨레와 만난 유권자들 가운데는 ‘내란 종식’을 새 대통령의 제1과제로 꼽는 이들이 많았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주민센터에서 만난 직장인 전혜림(33)씨는 “내란을 종식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들어요. 새 대통령이 내란 공범들을 확실히 처벌하고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12·3 내란사태 이후 ‘투표의 의미’를 새삼 느꼈다는 목소리도 컸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직장인 양아무개(38)씨는 “계엄 때문에 꼭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에 출근 전에 일찍 나왔다”고 했다. 양씨는 “지난 대선에서 부동산 세금 때문에 윤석열을 뽑았는데 계엄을 보고 나니 세금보다는 대한민국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투표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생애 첫 대통령 선거 투표에 나선 청년들은 비상계엄으로 인한 조기 대선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의사당 주변에 사는 대학생 권아무개(22)씨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에 투표를 하러 오며 비상계엄 당시 생생하게 들었던 헬기 소리를 떠올렸다고 했다. 권씨는 “이렇게 투표를 하게 된 이유가 있으니 첫 투표를 하는 마음이 좋지는 않다. 출중한 인물이 두드러지지도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지금 이 혐오의 시대를 막을 방법은 투표뿐이라고 생각해 투표하러 왔다”고 했다.

선거를 앞두고 ‘네거티브’로 점철됐던 대통령 후보 토론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직장인 박아무개(30)씨는 “토론이 처참해서 보다가 껐다”며 “대선 토론에서는 헐뜯기보단 건설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그게 너무 아쉬워서 지지 후보를 정하는데 끝까지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나오고 있다. 최현수 기자

극심한 혼란 끝에 이뤄지는 선거인 만큼 국민 분열을 해소해줄 대통령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간절했다.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투표한 직장인 박아무개(36)씨는 “이번에는 특별히 안정적인 국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편 가르기, 갈라치기 같은 거 하지 말고 어렵겠지만 통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학생 손다윤(25)씨는 “여성과 약자, 소수자를 잘 대변해줄 대통령을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1동 투표소에서 투표한 고영부(25)씨도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지 갈라치기 하지 않고 사회적 갈등을 통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바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은 저마다 다양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한연나(65)씨는 “젊은 사람들이 결혼할 수 있게 집값을 낮춰줄 대통령”을, 14개월 아기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서울 용산구 주민 고아무개(38)씨는 “우리 아기가 자라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줄 대통령”을 바란다고 했다. 학생 최아무개(21)씨는 “과학자와 연구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줄 대통령”을 바랐다.

다양한 소망과 지향 속에서도,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잘했으면” 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경기 고양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주홍진(60)씨는 대통령실 주변인 한강로주민센터 사전투표소장에서 투표를 마친 뒤 “누가 이기든 간에 국민을 위해서 국가가 잘 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경제가 좀 어려운데 소상공인들 살기 좋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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