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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케이블 써 적 진지 고해상도 정보 제공
수 십㎞ 광케이블 끌며 적진 돌격해 자폭
초저공 비행 가능해 적 사전감지 어려워
쿠르스크서 우크라軍 타격 ‘결정적’ 역할
동체 하단에 연결된 광케이블이 연결된 채 날아가는 우크라이나군 유선 드론. 연합뉴스

[서울경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자폭 드론이 부각되면서 양측 병사들의 경계 대상 1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광케이블을 이용한 유선 조종 자폭 드론이 양측 병사들에게 새로운 악몽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자폭 드론이 새로운 무기 체계로 등장해 전쟁 초·중반에는 장병들을 위협하는 존재였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다양한 ‘재밍’(적의 전자적인 기기들의 성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기술) 장비가 선을 보이면서 드론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같은 전파 방해가 통하지 않고 기존 무선 드론과 달리 초저공으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는 덕분에 적 드론을 사전에 간파하고 막아내기가 불가능한 ‘광섬유 유선 조정 드론’이 새롭게 각광을 받으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막바지에 드론 ‘끝판왕’으로 등극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4월 2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는 드넓은 평원 한가운데에 실처럼 가느다란 광케이블이 놓여 있거나 한데 얽혀 있는 모습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는 러시아군 또는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유선 드론이 남긴 흔적이라고 보도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이 드론은 보통 동체 아래에 길쭉한 원통형의 케이블 릴이 붙어있다. 둘둘 말린 채 수납된 길이 10∼20㎞의 광케이블을 뿌리듯 풀어내면서 상대방을 향해 날아가 자폭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2024년 10월 이후 처음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무기는 전파로 조종하는 게 아닌 까닭에 기존의 전자전 수법으로는 무력화할 수가 없다는 강점이 있다.

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군 외곽의 나무에 걸려 있는 광케이블 뭉치 모습. 연합뉴스


이처럼 일반적인 드론과는 다르게 전파가 잘 닿지 않는 장소에서도 날 수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에서 급속도로 사용 빈도가 늘어났다.

우크라이나군 드론 특수부대 아킬레스 연대의 유리 페도렌코 대위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숙련된 조종사는 이런 드론을 숲이나 줄 지어선 나무들 사이로도 날게 할 수 있어 일반 드론과 달리 상당히 위협적 존재”라며 “반면 일반 드론이라면 근처에 재송신기가 없는 한 (전파) 신호가 나무에 막혀 운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가로수가 많은 길을 보급로로 활용해 드론 공격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는 기존의 전법도 쓰기가 어려워진 상황까지 벌어졌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드론 전문가 새뮤얼 벤데트는 “이런 드론은 전자전으로 교란할 수 없기에 최초의 공격에서 적의 주요 전자전 및 전파교란 장비를 노리는 데 전술에 최우선 무기체계로 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광케이블을 쓰기 때문에 적진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확보하는 등 더 상세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수의 유선 드론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서로 케이블이 얽힐 수 있고 케이블 길이에 한계가 있는 등 단점이 있지만 이런 단점 역시 적 목표물 제거라는 더 높은 유효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매우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키이우 북동쪽 비밀 공방 등에서 유선 드론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로선 광케이블 수급량이 많은 러시아가 유선 드론 활용에서 훨씬 앞서 있는 상황이다. 실제 러시아군은 최근 쿠르스크 전선에 대량의 유선 드론을 투입해 우크라이나군에 상당한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하이마스 발사 차량이 다연장 유도 로켓 최소 두 발을 발사하고 호위 차량과 함께 도로를 따라 이동 중에 러시아 FPV 광섬유 드론이 추적해 타격해 불길에 싸여 연기가 치솟는 모습. 사진 제공=루비콘 센터 텔레그램


실제 광섬유 유선 조종 드론의 성능에 대한 보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각각 나와 눈길을 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5월 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루비콘 센터의 FPV 드론 조종사가 도네츠크 방향에서 이런 전과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루비콘 센터는 지난해 10월 창설된 러시아 정예 드론 부대로 정식 명칭은 ‘루비콘 첨단 무인기술센터’다.

이 전과의 일등 공신은 러시아의 일인칭 시점(FPV) 무인기(드론)로 우크라이나의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파괴했다.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약 30㎞ 떨어진 루신 야르 마을 근처에서 예하 전투단이 적군의 하이마스를 발견하고 파괴했다.

미국 매체 뉴스위크는 만약 영상이 진짜로 확인된다면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의 FPV 드론이 하이마스 발사 차량 한 대를 파괴한 최초 사례라고 보도했다. 주목할 점은 1000달러(약 140만 원)짜리 광케이블을 이용한 유선 조종 자폭 드론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보도는 미국 언론 포브스가 지난 3월 1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가 기습공격으로 장악했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대부분을 잃은 이유에 대한 것으로, 러시아가 새로운 드론 전술로 쿠르스크의 승리를 확정 지었다는 보도다.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러시아 군사블로거 러시안 엔지니어는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에 광섬유 드론을 집중시켰는데, 적 부대 공격 보다는 우크라이나의 물류 지원을 파괴하는 데 활용했다”며 “전선에 식량, 연료, 탄약을 가져오는 차량을 공격하고 병력 순환과 부상자 대피를 방해해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켜고 러시아가 다시 승기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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