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스페인 상품 70% 손실로 청산
‘벨기에오피스’는 전액 손실 처리
‘벨기에오피스’는 전액 손실 처리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가 투자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네슬레 본사 사옥 모습.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해외부동산 투자 공모펀드가 줄줄이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다. 벨기에와 미국 부동산 펀드에 이어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투자한 펀드도 손실로 청산하기로 하면서 투자자 반발이 거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이 판매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가 투자금의 70% 손실로 청산이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남은 투자금을 투자자에게 분배해 청산될 예정이다. 이 펀드는 201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네슬레 본사 업무용 건물에 투자하도록 설정됐다.
이지스운용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현지 기업에 네슬레 본사 빌딩을 6300만 유로(약 980억원)에 팔기로 했다. 인수 가격인 9560만 유로 대비 34% 낮은 가격이다. 인수 당시 독일계 은행에서 돈을 빌렸으므로 이를 돌려주고 매각 관련 용역비, 세금 등 비용을 제하면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30%만 돌려받게 된다.
이 펀드는 2018년 한투증권의 판매력에 힘입어 개인 등에게서 3일 만에 556억원을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네슬레가 내는 임대료는 배당으로 받고, 펀드 만기가 돌아오면 빌딩 매각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근무 비중이 높아지고 오피스 수요가 감소하자 자산가치가 하락했다.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리파이낸싱(차환)을 해주겠다는 금융기관이 나타나지 않자 운용사는 일부라도 자금을 회수하기로 한 것이다.
한투증권이 판매한 해외부동산 펀드의 손실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판매된 벨기에 투자 펀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는 지난달 전액 손실 처리됐다. 이 펀드 역시 대출을 받아 빌딩에 투자했는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자산이 강제 매각됐고, 투자자들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도 뉴욕 핵심지 투자로 홍보했지만 36.69% 손실을 보고 있다. 펀드 만기 연장도 실패해 선순위 채권자가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볼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