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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오른쪽) 대주그룹 전 회장이 지난 27일 오후 뉴질랜드에서 구인돼 인천공항으로 송환되고 있다. 허 전 회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기소됐다. 뉴스1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 논란 이후 뉴질랜드에 머물며 조세포탈 재판에 6년여간 불출석한 허재호(83) 전 대주그룹 회장이 국내 송환 직후 “구속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김송현 부장판사)는 2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기소된 허 전 회장의 구속 취소 청구심문을 열었다.

허 전 회장은 이날 반소매 수의에 흰 고무신을 신고 법정에 나왔다. 청력이 좋지 않아 청각보조장치(헤드셋)를 착용했으나 자신의 입장은 또렷하게 피력했다. 그는 “뉴질랜드 현지 주치의가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고 했는데도 죽을 각오로 왔다. 이 땅에 묻히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황제노역 치욕”…해외 도피 의혹 부인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광주지검 앞에서 대국민사과를 한 뒤 계열사 피해자들의 항의로 차에 갇혀 있다. 중앙포토
그는 또 “(교도소에서) 하루 자봤더니 허리 고통으로 너무 힘들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으니 구속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허 전 회장은 6년여간 재판에 불출석한 이유에 대해선 “2010년 1월 뉴질랜드 현지서 아파트 사업을 크게 하던 중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황제노역’이라는 치욕을 겪었다. 그 일로 어려워진 뉴질랜드 사업을 뒷수습하다 보니 차일피일 귀국이 늦어진 것이지 도망칠 생각은 없었다. 자발적으로 귀국했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했다.

허 전 회장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뉴질랜드에서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된 직후 법원에 구속 취소를 청구했다. 그는 국내로 송환된 후 이날 오전 1시쯤 광주교도소에 구금됐다.



2014년 ‘황제노역’ 논란…‘탈세’ 추가 기소
허재호 대주그룹 전 회장이 지난 27일 오후 뉴질랜드에서 구인돼 인천공항으로 송환되고 있다. 허 전 회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기소됐다. 뉴스1
앞서 검찰은 2011년 12월 하루 5억원씩을 탕감받는 ‘황제노역’ 판결을 받았던 허 전 회장을 2019년 7월 탈세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허 전 회장은 2007년 5월쯤 D보험 차명주식 36만9000여주를 매도하면서 취한 25억원을 은닉해 양도소득세 5억136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차명주식을 통해 배당받은 5800만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650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는다.

해당 재판은 뉴질랜드로 장기 출국한 허 전 회장이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6년째 절차 진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허 전 회장은 2015년 8월 뉴질랜드로 출국한 후 심장 질환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 “장기간 해외 도피…구속 필요”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으로 논란이 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4일 오후 광주지검 앞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대주 관련피해자들이 허 회장의 차를 막아서자 창문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이날 심문에서 “피고인은 장기간 해외로 도피했으며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향후 재판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증거 인멸을 위해 재판 관계자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충분하고, 성실하게 재판에 출석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허 전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연령과 건강 문제,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구속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추후 허 전 회장의 구속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당 5억원 ‘황제노역’…6일 만에 노역 중단
2014년 3월 26일 광주진보연대 회원들이 허재호 전 회장의 ‘노역 일당 5억원’ 판결과 관련, 광주지법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허 전 회장은 2007년 508억원의 탈세와 1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11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의 판결을 받았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던 2010년 1월 벌금·세금을 내지 않은 채 뉴질랜드로 출국해 호화 도피 생활과 카지노 도박 논란이 불거져 2014년 3월 귀국했다.

그는 귀국 후엔 “벌금 낼 돈이 없다”며 하루에 5억원씩을 탕감받는 구치소 노역을 했다가 공분을 샀다. 허 전 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하루, 노역장 닷새 등 총 엿새간 구금을 통해 일당 5억원씩 총 30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았다. 당시 그는 검찰에 의해 구치소 노역을 엿새 만에 강제로 중단당한 뒤 224억원의 남은 벌금을 2014년 9월에야 완납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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