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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점철된 대선 후보 토론회
지지층 결집+주도권 경쟁 감안해도
정치권 안팎 "선 넘었다" 혹평 쏟아져
"사회자 적극 개입 등 토론 문화 바꿔야"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뉴시스


'비전 없이 비방으로 점철된, 역대급 수준 낮은 토론.'

27일 마무리된 대선 후보 마지막 TV 토론회를 두고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절체절명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낼 비전을 듣고자 했던 유권자들은, 저열한 네거티브 공세와 귀를 의심케 하는 혐오 발언을 강제로 마주해야 했다. 극단의 대립으로 갈린 한국 정치의 민낯을 체감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번 대선 TV 토론회는 △경제 △사회 △정치 분야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6시간 동안 진행됐다. 유권자들은 불법 계엄 선포 이후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낼 해법을 토론에서 마주하기를 바랐지만 헛된 기대였다. 각 후보자들은 정치 철학과 정책 해법을 파고드는 대신 타 후보를 헐뜯는 분열적 언사를 쏟아내는 데 급급했다. 정책 토론으로 시작해도 돌고돌아 네거티브로 끝이 났다.

전문가들은 양 극단으로 갈린 진영 대결에서 지지층만 바라보는 양극화 정치가 TV 토론에도 투영되면서 진흙탕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TV 토론의 목적 자체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공략이 아니라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해 내 편을 총결집시키는 용도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를 오히려 조장하는 토론"이라며 "역대급으로 수준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이 견고하다보니, 이 후보를 뒤쫓는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입장에선 '기승전이재명 때리기'에 골몰하며 네거티브 경쟁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1, 2차 TV토론을 거치면서 난타당한 이 후보의 지지율은 주춤했고 후발주자인 두 사람의 지지율은 일정 부분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범보수 진영의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하는 김문수 이준석 후보 간의 경쟁 구도도 네거티브 대결을 심화시켰다는 평가다. 두 사람 공히 이재명 대항마를 자처하며 지지층에 어필하려다보니, 이 후보를 향한 공격 수위를 경쟁하듯 끌어올리는 데 급급했다. 3차 토론회는 그 결정판이었다. 김 후보는 전날 주제와 무관하게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꺼내들어 2시간 내내 사퇴 공세를 폈다. 급기야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 아들이 과거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희롱성 댓글을 저격하기 위해 여성 혐오 욕설을 직접 옮겨 파장이 일었다.

이재명 후보 역시 각종 질문에 방어적으로 대응하거나, 구체적 정책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네거티브 공방을 자초했다. 상대 후보를 깊이 있게 검증하는 토론이 오가지 못하다보니, 호텔경제학 등 휘발성 이슈에 매몰됐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나라가 좋아지겠구나는 느낌은커녕 정치 혐오만 커지게 한 토론이라 답답했다"고 비판했다.

토론 진행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사회자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이번 세 차례 토론에서 사회자는 거의 토론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각 후보가 자유롭게 주제를 설정하고 토론을 이어나가는 환경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후보의 선의에 기대지 말고 유권자 입장에서 대담을 이끌어나갈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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