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미국행 여행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무역 관세로 타격을 받은 국가에서 미국행 예약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호텔 검색 사이트 트리바고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여행객들이 해외 여행지 목록에서 미국을 제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리바고에 따르면, 일본·캐나다·멕시코 여행객의 미국행 예약은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25% 관세를 발표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가장 먼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고, 특히 캐나다에서는 트럼프의 ‘미국 51번째 주 편입’ 발언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되며, 불매 운동으로까지 확산하기도 했다.
독일 여행객들의 미국 호텔 예약 역시 한 자릿수 비율 감소를 보였다. 독일은 EU(유럽연합) 내 최대 경제국으로, 트럼프는 해당 국가에 대해 여러 차례 관세 인상 경고해 왔다. 다만 최근 50% 관세 계획이 ‘일시 유예’되며 긴장은 다소 완화된 상태다.
실제 수치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미국 연방 정부 산하 국가여행관광청(NTTO)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해외여행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6% 감소했다.
반면, 미국과 통상 합의를 체결해 관세 부담이 가장 적은 영국의 경우, 미국행 예약 건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에서도 경기 불안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줄이는 분위기다. 트리바고에 따르면, 미국인 여행객들은 해외 대신 저렴한 국내 여행지나 낮은 등급의 호텔을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했다.
트리바고 요하네스 토마스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집 가까운 곳에 머물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2조 6천억 달러(약 3,500조 원) 규모의 관광 업계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세계 경제 혼란 속에서 ‘트럼프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히 관광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