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찐윤(석열계)’ 윤상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자 친(親)한동훈계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면서다.
친한계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인 윤 의원이 어젯밤 늦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며 “이는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을 임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선거 포기를 선언한 것과 같다”고 썼다. 이어 “즉각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이 시간부터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 의원 임명 발표 전인 26일 오후 김 후보의 서울 노원·도봉·강북 유세연단에 올랐다. 국민의힘 경선 결승 후보였던 둘의 첫 공동유세였다. 이후 배현진 의원을 비롯해 박정훈·정성국·진종오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의 대거 선대위 합류 소식이 전해졌는데, 윤 의원 임명으로 하루 만에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5일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친한계 의원도 반발했다. 박정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또 거꾸로 간다. 힘 빠진다”고 적었고, 한지아 의원도 “승리를 위한 처절한 노력에 그들(친윤계)은 또 찬물을 끼얹는다”고 했다. 진종오 의원은 “백의종군하겠다”며 선대위 체육정책본부장 자리를 내려놨다. 선대위 교육특보로 이름을 올렸던 정성국 의원도 “수락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친한계 집단 반발은 윤 의원 임명이 김 후보의 중도·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대선 전부터 당의 주도권을 놓고 본격화하는 친윤계 대 친한계의 대립이란 해석이 나온다. 선대위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온 윤 의원 외에 김기현·나경원 의원을 비롯, 원조 친윤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뛰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윤 의원 임명과 관련해 현재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기존처럼 현장 지원 유세는 이어갈 계획이다. 한 전 대표는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국민의힘 당세가 취약한 광주광역시 동구로 이동, 사전투표를 한 뒤 시민들을 만나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은 윤 의원 지명 관련한 당내 반발에 대해 “(윤 의원 지역구인) 인천 지역은 (김 후보 지지 기반이) 상당히 취약한 지역”이라며 “(인천 지역) 선거 전체를 지휘할 공동선대위원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라는 게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하는 ‘용광로’ 선대위가 돼야 한다”며 “다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잘 경청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