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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콩팥병 환자 약 13만 명
이식이 투석보다 훨씬 효과↑
혈액형 달라도 신장 이식 가능
거부반응 신장 소실 1.5% 불과
21일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에서 만난 이식혈관외과 정철웅 교수가 신장 이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콩팥이 거의 기능을 못하는 말기 콩팥병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신장 이식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에서 만난 이식혈관외과 정철웅 교수는 “투석은 완벽한 치료법이 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투석으로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거를 수 있지만, 투석 기간 사이에 처리되지 못한 노폐물이 지속적으로 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정 교수는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신장을 이식하는 등 면역학적으로 고위험군인 신장 이식에 특화된 것이 고대안암병원의 특징”이라며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을 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만성 콩팥병 환자 증가 추이는 어떤가요.

“만성 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기능을 잘 못할 때를 말합니다. 이보다 상황이 악화해 혈액투석과 같은 신대체요법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말기 콩팥병이라고 해요. 만성 콩팥병 환자 수는 2010년 10만 명 안팎에서 2022년엔 28만 명 정도 됐으니 지금은 30만 명이 넘었을 겁니다. 그중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가 12만~13만 명,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이가 약 3만3,000명 정도 됩니다. 신장 이식 대기자 수는 매년 5%씩 늘고 있어요.”

-증가 원인은 무엇입니까.

“급격한 고령화가 첫 번째 이유입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60% 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이에요. 과거에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원인을 당뇨병 30%, 고혈압 30%, 나머지 신장 질환으로 봤는데, 이제는 당뇨병이 절반 안팎을 차지합니다.”

-말기 콩팥병 환자에게 가장 좋은 건 신장 이식인가요.

“말기 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정상인의 10% 이하로 감소돼 생명 유지가 어렵게 된 상태예요.
투석은 보통 이틀에 한 번씩 하는데 이때 일시적으로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지만,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그 외의 시간에는 혈액 속에 다시 노폐물이 쌓이게 돼요.
이렇게 쌓인 노폐물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투석하는 환자의 생존율은 일반인보다 크게 떨어져요. 투석이 완벽한 방법이 아니란 얘기입니다. 가족 중에서 신장을 주겠다는 사람이 있는데도 투석을 고집하는 환자를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이식할 신장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신장 이식에는 뇌사자 이식과 생체 이식 등 두 가지가 있습니다. 생체 이식을 할 때 신장의 기능이 한쪽은 60, 나머지가 40이라면 상대적으로 기능이 떨어지는 신장을 이식해요. 생체 장기 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여자(장기를 기증하는 사람)의 안전이기 때문입니다. 공여자의 기대여명도 판단을 합니다. 지난해에는
73세 남편이 72세 아내에게 신장을 이식
해줬어요. 공여자와 수혜자(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의 기대여명을 생각했을 때 상대적으로 기능이 떨어진 70대의 콩팥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식받은 장기의 사용기간은 어떻게 됩니까.

“콩팥을 이식받은 환자의 1년 생존율은 95%, 5년 생존율은 92~93% 안팎입니다. 생체 이식을 하면 평균 20년 정도, 뇌사자 이식은 평균 15년 정도 장기를 사용할 수 있어요. 건강한 사람만 장기를 이식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모든 병력(病歷)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뇌사자 이식보다는 생체 이식이 더 긴 편입니다.”

-거부반응이 오면 이식받은 신장이 망가지나요.

“많은 환자가 이식거부반응이 오면 콩팥을 못 쓴다고 생각을 하는데, 오해예요. 이식 기술이 발달해 장기 이식을 하자마자 나타나는 초급성 거부반응은 거의 없고, 보통 1년 이내에
거부반응
이 오는 경우가 전체 이식의 10~15% 정도 됩니다.
대부분 약을 먹으면 극복할 수 있어요
. 정말 문제가 생겨 이식받은 신장을 잃게 되는 경우는 전체의 1.5% 정도에 그칩니다.”

-공여자와 수혜자 간 혈액형이 다르면 생존율 등에 영향을 줍니까.

“국내에서
혈액형 불일치 신장 이식 비중이 20~30%
됩니다. 혈액형이 다르면 신장 이식도 못 할 것 같지만, 혈액형 항체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탈감작 과정을 거치면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식한 신장은 일반 신장 이식과 비교해 생존율 등에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탈감작이 면역억제제를 상대적으로 세게 쓰는 것이다 보니 신장 이식 후 세균‧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좀 더 높을 수 있어요.”

-수술도 좀 더 까다로울 것 같습니다.

“고대안암병원에 이식 수술을 받으러 몽골에서 환자들이 많이 오는데, 이들의 특징이 다른 사람 조직에 대한 항체 수치가 굉장히 높다는 점이에요. 무분별한 수혈 탓이죠. 수혈 등으로 다른 사람 조직에 노출되면 우리 몸에선 다른 이의 조직에 대한 항체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혈액형 불일치 신장 이식 등 면역학적으로 고위험군인 신장 이식에 특화돼 있습니다. 신장 이식 대기기간도 짧게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당뇨를 조금 앓은 70세 뇌사자의 콩팥이라면 다른 병원에선 이식 대상으로 잘 생각하지 않지만, 안암병원은 조직 검사 등 여러 검사를 거치고 수혜자의 기대여명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국내 평균 신장 이식 대기기간이 8년인데 고령의 환자에겐 너무도 긴 시간이거든요.”

-신장 이식 후 가장 중요한 건강관리 수칙은 무엇입니까.

“이식받은 신장 손실의 50%는 면역억제제 복용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입니다. 그만큼 면역 체계가 활성화하는 걸 막는 면역억제제를 잊지 않고 복용하는 게 중요해요. 두 번째로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체내에 물이 부족하면 콩팥은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
. 콩팥의 혈관이 수축하는 등 콩팥이 손상을 받을 수 있어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중요합니다.”

-신장 이식을 하면 공여자 건강에 안 좋다는 우려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공여자와 일반인을 비교했을 때 말기 콩팥병으로 가는 확률은 거의 비슷
해요. 다만 심리적인 차이는 있습니다. 연구결과를 보면, 공여자의 우울증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신체적인 건강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디가 아픈 것 같다는 생각은 우울감에 따른 심리적 요인일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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