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의 급격한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6일 중국 계면신문과 타임스 파이낸스 등 현지 언론은 “중국에서는 5년마다 약 30만 대의 ATM 기기가 점진적으로 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2024년 지불 시스템 운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의 ATM 수는 80만 2,7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한 2019년 말(109만 7,700대) 대비 약 26.8% 감소한 수치다. 5년 사이 약 30만 대가 사라진 것이다.
ATM 이용률이 감소하면서, 은행들은 무카드 입출금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한 해 동안 50개 이상의 은행이 무카드 입출금, QR코드 기반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중국상업은행도 지난 4월부터 ATM의 QR코드 입금 기능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QR코드 서비스가 금융 사기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TM은 줄어들고 있지만, 전자결제는 급성장 중이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QR코드 기반 간편결제는 이미 신용카드 사용을 넘어 주 결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내 은행 전자결제 건수는 3,016억 6,800만 건으로, 2019년(2,233억 8,800만 건) 대비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 금액은 3,426조 6,900억 위안(약 65경 4,300조 원)으로, 31.4% 늘었다.
다만 고령층, 외국인 관광객, 오지 거주자 등은 여전히 현금 사용에 의존하고 있어 ATM의 완전한 철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ATM을 단계적으로 줄이되, 다양한 결제 수단을 병행하는 방향을 유도하고 있다.
브로드컴 컨설팅 금융 산업 수석 애널리스트 왕펑보는 타임스 파이낸스에 “ATM은 특수 수요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단순 현금 인출기를 넘어 금융·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 도구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