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더중플 - VOICE: 세상을 말하다 " 윤석열 정부의 명(命)을 재촉한 건 12·3 비상계엄이지만, 그 균열은 ‘무속 논란’에서 시작했다. "
국내 풍수학 대가로 평가받는 김두규 교수는 “권력자의 주체성 상실이 무속 논란의 근본적인 배경”이라며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풍수술(風水術)이 아닌 비보술(裨補術)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5일 국내 풍수학 대가 김두규(65) 우석대 교수가 중앙일보 VOICE팀과 인터뷰하고 있다.
‘풍수’와 ‘비보’의 차이에 대해 김 교수는 “풍수는 직관이 반영되지 않는 터 잡기의 기술로 물의 접근성과 수량, 산세와 터의 규모와 높낮이 등을 수치로 종합해 묘·집·건물 터를 짓기 적합한 땅을 찾는 개념인 반면, 비보술은 본능·직관·사랑 등 자의적 의미로 복을 빌며 운을 불러오는 굿을 지내고, 절·탑 등을 짓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 주장에 따르면, 이런 비보술(주술)의 핵심은 비밀 불교인 밀교(密敎)인데, 여기서 쓰인 ‘땅을 고른다’는 말이 비보를 풍수로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실체가 없는 도선의 풍수 사상이 주술(비보술) 형태로 1000년간 이어지며, 결국 주술과 풍수를 헷갈리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1000년간 뿌리내린 ‘주술(비보술)’이 어떻게 ‘풍수’로 위장해 3년 동안 윤석열 정부를 지배했는지, 여섯 장면을 ‘숫자·문자·건축·택일 비보’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상세하게 분석했다.
① 숫자 ‘2000’에 드리운 무속의 그림자
Q : 숫자 ‘2000’에 주목했다. 그 이유는.
지난 3년간 ‘2000’이란 숫자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윤석열 정부의 실패 중 대표적인 게 ‘의대 증원 2000명’이다. 근데 ‘2000’이라는 숫자가 강조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청와대 개방 연 2000억원 경제 효과’(2020년 3월)부터 시작해서 3년 동안 ‘2000’이라는 숫자가 나온 게 세어 본 것만 20개 안팎이다. 우연이겠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웠다고 알려진 ‘천공’의 원래 이름이 이병철인데, ‘이천공’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만약 ‘2000’이라는 숫자가 이와 관련이 있다면 주술적 사고에 사로잡혔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래픽 신다은
Q : 숫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믿는 건가.
숫자가 단순한 표기 이상의 의미를 갖고, 주술적 힘이 있다는 관념이다. 그 역사가 오래됐다. 그리스 수학자·철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우주와 인간 세상의 본질은 숫자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으며 ‘수(數)가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2’와 ‘3’은 각각 남성과 여성, 두 수를 합한 ‘5’는 결혼을 의미했다. 1·2·3·4, 네 수를 합한 10은 완전한 수로 ‘천체의 수’와 같다며 특별한 길조로 여겼다. (다만) 피타고라스가 숫자를 강조한 건 주술적 차원이 아닌, 수학의 개념 차원에서 다뤘을 뿐이다.
그래픽 신다은
Q : 특정 숫자를 반복하는 이유는.
특정 숫자를 반복해서 주입하고 대중은 그걸 확신한다. 이는 주술 기반 통치술인데, 우리 역사에 자주 등장한다. 신라는 금덕(金德), 고려는 수덕(水德), 조선은 목덕(木德)의 국가로 여겼다. ‘금(金)은 수(水)를 낳고, 수(水)는 목(木)을, 목(木)은 화(火)를, 화(火)는 토(土)를, 토(土)는 다시 금(金)을 낳는다’는 오행상생설에 기반한 개념이다. 신라를 보면 수도는 금성(金城·경주)이고, 왕족은 김(金)씨다. 숫자 ‘4’와 ‘9’를 강조한다.
그래픽 신다은
고려는 수(水)의 국가다. 금(金)인 신라에서 나왔다. ‘금생수(金生水)’다. 수덕(水德)의 국가인 고려는 ‘1’과 ‘6’, 검정과 북방을 강조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북방을 개척하고 평양을 강조했다. 수(水)의 큰 수인 ‘6’과 그 두 배수인 12를 강조했다. 그래서 고려 행정구역은 12목(牧)이다. 그리고 6의 곱수인 36, 120 등을 강조했다. 고려 문종 10년 『고려사』를 보면 “태조 왕건의 삼국 통일 후 ‘120년’ 뒤에 정자를 짓게 되면 (고려의) 왕업이 연장된다”는 이야기가 실린다. 그래서 예성강 남쪽에 장원정(長源亭)이라는 큰 정자를 지었다. 조선은 목(木)의 국가다. 숫자 ‘3’과 ‘8’을 강조했다. 그래서 조선 행정구역은 ‘8도(八道)’였다.
숫자를 반복적으로 강조해 그 의미를 강화하는 행위는 서양에서도 흔했을까. 김 교수는 신약성경『요한묵시록』에 등장하는 14만4000명이란 숫자와 러시아 라스푸틴이 강조한 숫자 ‘40’에 주목했다. 그는 “신천지가 강조한 ‘14만4000’이란 숫자가 성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숫자 비보술의 의미를 상세히 풀어냈다. 이밖에 2022년 5월 있었던 청와대 개방에 등장한 ‘복숭아 나뭇가지(桃枝)’의 정체와 대통령실 관저 내 정자(亭子) 등이 주술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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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의대 2000명 고집한 이유? 풍수 대가 폭발한 ‘6가지 주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6290
〈목차〉
① 청와대 개방과 ‘복숭아 나뭇가지(桃枝)’ 정체
② 숫자 ‘2000’에 드리운 무속의 그림자
③ 대통령실 정자(亭子)와 ‘귀문방(鬼門方)’
④ 점점 굵어진 손바닥 ‘왕(王)자’
⑤ ‘피칠갑 소’ 걸린 수륙재(水陸齋)와 윤석열 부부
⑥ 대선 토론 날짜 바꾼 이유와 택일비보(擇日裨補)
② “북악산 대가리가 꺾였다”…청와대 흉지설의 실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임기 시작 직후,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겼다. 이때 당시 윤 전 대통령 내외와 연락을 주고받았던 명태균씨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명태균씨는 김건희 여사에게 “북악산 대가리가 꺾였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뒈진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 이전도 결국 ‘명태균 뜻을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청와대 전경. 김정훈 기자.
‘청와대(경복궁) 흉지설’이 시작된 건 조선의 한양천도 이후다. ‘백악산(북악산) 아래, 구체적으로 어디에 조선의 궁궐을 짓느냐’를 고민할 때부터 흉지설이 불거졌다. 당시 “경복궁 터는 삼각산(북한산)의 주맥(主脈)이 아니며, 그 맥이 내려오는 건 (경복궁 터가 아닌) 운현궁 일대”라는 주장도 나왔다. 왕궁의 자리는 현재의 경복궁 터가 아니라 3호선 안국역 근처 계동 현대사옥 부근이라는 주장이다. 이후 현대에 들어서도 비슷한 흉지설은 계속 나왔다. 그런 주장이 반복적으로 나온 배경과 근거는 뭘까.
청와대 흉지설의 실체 청와대 흉지설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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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풍수 대가, 흉지설에 입 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127
③ ‘천하를 얻는 땅’ 용산, 그 말의 진짜 의미 " 용산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得龍山得天下). " 김두규 교수는 2020년 이런 말을 했다. 김 교수가 말한 ‘천하를 얻는 땅’인 용산은 대통령실이 자리한 그 ‘용산’을 의미한 걸까. 윤 전 대통령 주변 ‘도사’와 ‘법사’들도 꾸준히 “대통령실 용산 이전” 주장을 펴왔다. 김 교수는 “그들의 주장과 전혀 다른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전경. 김현동 기자
그는 “용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터라도 땅의 성질과 지명 유래를 바탕으로 상세하게 나눠봐야 한다”며 “현재 대통령실이 자리한 곳은 ‘과룡(過龍)’의 터”라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일까. 김 교수는 “본래 ‘용산’이라 불리던 효창공원 일대와 일제 강점기 이후 확장된 용산, ‘신용산’이라 불리는 현재 용산을 나눠봐야 한다”며 “신용산 지역 최고의 길지와 흉지가 따로 있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효창공원 부근과 용산 미군기지 일대, LG유플러스, 아모레퍼시픽, 하이브 본사 사옥이 밀집한 신용산 터를 구분해 용산의 의미를 상세하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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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좋은데 거긴 아니다” 풍수 대가 기겁한 윤석열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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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부터 내 명의로 바꿔라, 부모님 장례 뒤 1개월 내 할 일〈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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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 갈래” 3억 뿌린 부모…장례 6개월내 꼭 해야할 일〈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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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입는 걸 왜 고인 입히나” 대통령 염장이가 때린 ‘삼베옷’〈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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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본 염장이, “감사합니다” 되뇌인 까닭〈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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