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검찰이 김건희 여사 수행비서 자택에서 청탁용 선물을 담은 것으로 의심되는 샤넬 상자를 압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지난달 30일 유모 전 대통령실 제2부속실 행정관 자택에서 샤넬 제품 상자를 확보했다. 압수한 상자는 유 전 행정관이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2개에 웃돈을 주고 교환한 제품을 포장하는 상자 중 하나인 것으로 파악했다. 또 교환 당시 발행된 영수증과 보증서도 압수했다. 검찰은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씨를 통해 김 여사 청탁용 선물으로 샤넬 가방 2개 등을 건네고, 전씨가 유 전 행정관을 거쳐 김 여사에게 이를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에 김 여사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유모 행정관 자택에서 압수한 박스는 가로 약 20㎝, 세로 약 13㎝의 화장품 수납용 박스로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통상 가정에서 보관하는 재활용 박스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이 구매영수증이나 보증서를 압수하였다는 보도도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김건희 수행비서 유경옥. 뉴스1
검찰은 유 전 행정관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해 곧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유 전 행정관과 전씨 모두 “김 여사와 무관한 사적 심부름”이란 취지로 진술하면서 대질 신문도 검토 중이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부터 대통령실까지 10년 이상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등 핵심 측근인 유 전 행정관이 꼬리 자르기성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검찰은 전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김 여사 청탁용 사넬 가방 2개의 가격을 특정했다. 전씨는 2022년 4월엔 800만원대, 7월엔 1200만원대 샤넬 가방을 윤 전 본부장 측으로부터 전달받아 유 전 행정관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지방선거 공천헌금 의혹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행정관은 800만원대 가방을 85만원의 추가금을 카드 결제 후 교환했고, 1200만원대 가방은 약 200만원의 추가금을 현금으로 내고 각기 다른 장소에서 교환했다고 한다. 첫 교환 때는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지인이, 두 번째 교환 때는 김 여사의 지인인 샤넬 최우수고객이 동행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여사의 취향에 따라 특정 제품으로 교환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은 최근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전씨가 ‘젊은 애들 좋아할 만한 것으로 바꿔달라’고 심부름을 시켜 교환했다”고 진술했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은 교환할 때 낸 웃돈의 출처를 수사 중이다. 전씨는 “내가 300만원 웃돈을 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