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도현 기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전달하고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 여사의 수행비서 집에서 샤넬가방의 영수증과 보증서, 박스 등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모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샤넬가방 등을 전달하고 이것이 비서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은 “검찰이 압수한 물품은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검찰은 수사에 적극 협조한 참고인에 대해 최소한의 배려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제2부속실 전 행정관 유모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영수증과 보증서, 박스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증서 등은 유씨가 보관하고 샤넬가방은 김 여사가 가져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최근 샤넬코리아 등을 압수수색해 윤씨가 전성배씨를 통해 유씨에게 전달한 가방의 가격을 각각 802만원, 1271만원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가격을 고려했을 때 윤씨는 2022년 4월 샤넬의 ‘핸들 장식의 플랩백’을, 같은 해 7월 ‘클래식 라지 플랩백’을 전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전씨에게서 가방을 받은 유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와 함께 샤넬 매장을 방문해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가방을 다른 가방과 샤넬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최근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전씨가 ‘젊은 애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바꿔달라’고 심부름을 시켜 교환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김 여사의 뜻에 따라 특정 가방 모델을 염두에 두고 교환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윤씨가 샤넬가방과 6000만원대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매개로 통일교의 현안에 관한 청탁을 한 게 아닌지 수사 중이다.
검찰은 윤씨의 청탁 배후에 통일교가 있었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학자 총재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전씨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가방 등을 전달한 것에 대해 “한 총재의 결재를 받고 진행한 일”이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찰은 한 총재를 참고인 신분으로 출국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