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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시달리다 사망한 제주 교사
졸업한 제자 50명의 절절한 편지
"좋은 선생님 세상에 알리고 싶어"
26일 제주 제주시 제주교사노조 사무실에서 숨진 중학교 교사의 제자 최모(18)군이 같이 졸업한 50명이 쓴 편지를 공개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쌤은 진짜 참된 스승이십니다.”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 22일 교내에서 숨진 제주 모 중학교 40대 교사의 제자 50명이 스승을 추모하며 함께 했던 사연을 담은 편지들을 공개했다.

26일 제주 제주시 제주교사노조 사무실에서 숨진 교사의 제자 최모(18)군은 졸업생 50명이 쓴 편지를 내놓으며 "선생님이 얼마나 좋은 선생님이셨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고, 이대로 잊히게 지켜만 볼 수 없어 편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최군의 제안에 친구와 후배들이 기꺼이 동참하며 하루 만에 편지 50통이 모였다.

26일 제주 제주시 제주교사노조 사무실에서 숨진 교사의 제자 최모(18)군이 친구와 후배 등 50명이 쓴 편지를 공개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고등학생이 된 제자들은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 고인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 안타까움을 편지에 담았다. 조모군은 "3년 동안 선생님은 학생 한 명도 빠짐없이 챙기려고 하셨다. 쌤은 학생들의 말을 언제나 귀담아들으셨고, 절대 학생이 기분이 안 좋을 만한 행동도 하지 않으셨다. 혹여 기분이 나쁜 일이 있었다면 언제나 쌤이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적었다. 조군은 "제발 저희 쌤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쌤이 마음 편하게 가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써봅니다"고 했다.

학생회 간부였던 현모군은 "이번 일은 결코 한 교사의 죽음이 아닌 참된 교사가 교권의 무너짐 앞에서 자신마저 무너져 버린 것,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학생들 또한 참된 스승을 잃어버린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권을 지켜주시고, 강화해 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른 제자들도 '학생들과 소통하는 선생님' '가끔은 먼저 학생들에게 장난을 치는 친근한 선생님' '늘 학생 편에서 생각해주시던 자상한 선생님' '학생들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셨던 선생님' 등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이보미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들이 겪는 현실을 꺼내들며 교육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2023년 서이초 사태 이후에도 학교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여전히 교사들은 늦은 밤까지 민원에 시달려야 하고, 아동학대 고소 협박이나 실제 고소 사례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노조가 지난 8∼16일 전국 교사 4,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개선되지 않은 학교 민원시스템의 현주소가 드러났다. 응답자의 46.8%는 최근 1년 이내 악성 민원으로 교육활동 침해를 경험했고, 악성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경로(이하 중복응답)로는 '교사 개인 휴대폰 및 온라인 소통앱'(84.0%)을 지목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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