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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둘째날 오전세션에서 박동석 옥시 PB대표이사가 특위 위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의 한국법인 박동석 대표의 딸이 비전공 학부생 신분으로 옥시 법률자문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확인됐다. 박 대표의 딸은 옥시의 홍보대행사인 PR회사 플레시먼힐러드에서도 인턴으로 활동했다. 박 대표는 딸의 채용에 앞서 각 회사에 직접 대학생 인턴 과정을 직접 문의한 것으로 파악돼 이해상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취재를 종합하면 박 대표의 딸은 2020년 초 김앤장에서 학부생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딸의 채용 전 김앤장에 연락을 취해 학부생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는지 문의한 뒤,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옥시 법률자문사이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은 로스쿨 학생을 대상으로 인턴 제도를 운영한다. 학부생 인턴은 흔치 않고 관련 공고를 별도로 내지 않아 소위 ‘아빠 찬스’가 적용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 2023년에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아들이, 지난해에는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딸이 학부생 신분으로 김앤장에서 학부생 인턴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박 대표의 딸은 2019년 상반기 옥시 한국법인의 홍보를 맡은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에서도 학생 인턴십에 참여했다.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는 업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글로벌 홍보사의 한국지사다. 채용 연계형 인턴십 외에 단기 학생 인턴은 내부 추천 등을 받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박 대표가 직접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측에 학생 인턴을 뽑는지 문의한 뒤 딸은 학생 인턴으로 채용됐다. 당시 박 대표의 딸은 서울 한 사립대 수학과에 학부생으로 재학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 측은 기자와 통화에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는 일반적인 절차를 거쳤다며 “해당 인턴 채용은 당사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단기 인턴십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옥시가 비용을 지급하는 로펌과 홍보사에 대표가 직접 자녀 인턴 채용을 문의한 뒤 실제 채용으로 이어진 것은 이해 충돌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지원자들과 같은 절차를 거쳤더라도 고객사인 회사 대표가 직접 문의한 사실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옥시는 김앤장에 해마다 5억원 가까운 자문료를,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에는 월 1000만원대 비용을 지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레킷벤키저 코리아 관계자는 “사안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했고 각 회사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인턴십이 진행된 것임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박 대표는 옥시레킷벤키저의 대표직을 9년째 맡고 있다. 박 대표는 2019년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부 기관에서 보다 안전한 기준을 만들고 철저히 관리감독을 했다면 과연 오늘날과 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 싶다”거나 “SK케미칼 등이 진정성 있게 공동배상을 위해 노력했다면 피해자가 겪는 아픔과 고통은 현저히 줄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책임을 정부나 다른 기업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다. 옥시는 애경과 함께 2022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가 마련한 최종 조정안을 거부해 피해자와 기업 간 협상 결렬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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