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브리핑룸에서 초고령사회 대응 종합계획 ‘9988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의 정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전날 오 시장의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피의자로 전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오 시장의 진술 등을 분석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26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오 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로부터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을 제공받은 뒤 자신의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명씨는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을 7차례 만났고, 오 시장으로부터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오 시장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여론조사 비용을 김한정씨에게 대납하게 했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 쪽은 명씨가 선거를 도와주겠다고 해서 만났으나 강 전 부시장 등과의 견해 차이가 커서 관계를 단절했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오 시장 조사 전날 강 전 부시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과 명씨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강 전 부시장이 보궐선거 여·야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오 시장과 나경원(국민의힘),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등이 오차 범위로 접전을 벌이던 당시 명씨와 여론조사 설문지를 주고받은 내역을 확인했다. 강 전 부시장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 공표 여론조사를 함께 진행할 언론사를 연결해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2021년 2월) 명씨와의 관계를 끊었다’던 오 시장 쪽 주장과 달리 강 전 부시장과 명씨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러차례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아울러 검찰은 후원자 김씨도 강 전 부시장과 같은날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대선이 끝나는대로 김건희 여사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전망이다. 명태균 수사팀은 두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 검찰청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김 여사 쪽은 대선 뒤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