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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5월 금통위 서베이
관세 불확실성·내수 침체 겹악재
올 경제성장률 평균 0.83% 전망
정치 이슈에도 금리인하 실익 커
2차추경·美와 조기협상 동반돼야
연말 환율은 1350~1400원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서울경제]



이번 금융통화위원회는 조기 대선을 닷새 앞두고 개최된다. 그간 대선을 앞두고 열렸던 금통위는 통상 ‘조용한 통방(통화정책방향회의)’으로 불리며 정치적 논란을 없애기 위해 기준금리 조정을 자제하는 게 관례로 통했다. 실제 지난 25년간 다섯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 직전 금통위가 금리를 조정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대다수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대로 낮추고 있고 1분기 -0.2%의 역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경기 부진이 확인된 만큼 한은도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6일 국내 이코노미스트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경 금통위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90.9%는 한은이 29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낮출 것이라고 답했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9.1%에 그쳤다.

최근 외환시장이 다소 안정된 점도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이달 3주차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90.08원으로 전주 대비 1.2% 하락했다. 이남강 한국금융투자지주 이코노미스트는 “낮아진 환율과 침체된 내수를 감안하면 금리 인하의 실익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이 29일 금리와 함께 공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수정치를 기존의 1.5%에서 0%대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도 결국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경 서베이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관측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0.83%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이 최근 제시한 전망치(각 0.8%)와 유사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0.8%를 제시한 응답자가 7명(31.8%)으로 가장 많았고 0.9%(6명·27.3%), 0.7%와 1.0%(각 3명·13.6%)가 뒤를 이었다. 0%대라고 답한 비율은 82%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핵심 리스크(복수 응답)로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86.4%)’과 ‘민간소비 부진(77.3%)’을 지목했다. ‘수출 부진(13.6%)’ ‘정부 지출 부족(4.5%)’과 ‘내수 회복 지연(4.5%)’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이들은 경기 침체 대응에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한미 통상 협상의 조기 타결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하강에 대한 대응책(복수 응답)으로는 ‘2차 추경 편성’이 45.5%(10명)로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미국과의 통상 협상 조기 타결(27.3%)’ ‘구조 개혁(22.7%)’ 순으로 나타났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2분기까지 순수출 충격을 감안하면 올해 30조 원 내외의 추경을 해도 0%대 성장률이 불가피하다”면서 “가능한 한 추경에 속도를 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연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14명(63.6%)은 연 2.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5월 금리 인하 이후 하반기에 한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총 세 번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본 것이다. 6명(27.3%)은 하반기에 두 차례 인하돼 연말 기준금리가 2.00%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내 추가 2~3회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단 한 차례 추가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내년 말 기준금리 수준은 연 2.01%로 나타났다.

다만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은이 독자적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화 펀더멘털 강세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 자금 유출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한미 간 통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는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말 환율은 현 수준과 비교해 소폭 내려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았다. 12명(54.5%)이 연말 원·달러 환율을 ‘1350~1400원 미만’으로 예측했다. ‘1300~1350원 미만’은 36.4%, ‘1400~1450원 미만’은 9.1%였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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