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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중도 보수 기치를 내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이 하락하며 외연 확장에 일부 제동이 걸렸다. 최근 보수 결집 분위기와 사법부 압박 논란 등이 중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집권 시 국회 다수 의석을 활용한 일방적인 국정 운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은 50% 안팎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2배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1주일 전 조사 때보다 다소 하락해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졌다.

지난 2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은 이 후보(49%)가 직전 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반면 김 후보(25%)는 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2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 후보(50%)는 직전 주보다 5%포인트 떨어졌고 김 후보(21%)는 3%포인트 올랐다. 김 후보의 보수층 지지율 상승이 더해져 전체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은 이 후보(45%)와 김 후보(36%)가 한 자릿수 격차로 좁혀졌다.

이 후보는 그간 “중도 보수”를 지향하며 외연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초반 ‘험지’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우선 방문했고 대선 1순위 공약으로 ‘경제 성장’을 내걸었다. 국민의힘 출신 김상욱 의원과 허은아·김용남 전 의원 등 보수 인사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두 차례 TV토론에서 진보적 정책 의제에 선을 긋기도 했다. 이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차별금지법 제정’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철회’ 질문에 사실상 반대 취지로 답했다.

이 후보를 향한 중도 표심의 일부 이탈 원인으로 보수 대결집 흐름이 꼽힌다.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논란이 정리되고 김 후보 중심의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중도층 일부가 빠져나갔다는 해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비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부상 등 보수층 내 쇄신 경쟁으로 중도층 일부가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쪽으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이 대법관 대폭 증원 법안 발의 등으로 사법부 압박을 강화한 점도 중도층 일부 이탈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통화에서 “민주당 일부의 사법부 공격이 김 후보 선거 운동을 해준 꼴”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이 대표발의한 ‘비법률가 대법관 임명 가능’ 법안도 유사한 맥락에서 악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충남 당진전통시장 유세장에서 줄다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TV토론을 계기로 이재명 후보의 유력 주자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더 각인되면서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무리한 보수 인사 영입 논란, 중도 보수 지향 전략의 핵심축인 ‘경제 성장’ 공약을 겨냥한 ‘호텔 경제학’ 비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도층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기본사회 정책을 발표하고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동 현장 중시 입장들이 나가니 ‘다시 (진보로) 되돌아갔나’라는 생각과 억지 주장으로 약간 영향이 있어 보인다”라며 “헌정 파괴 세력을 다시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중도층 지지율 하락을 보인 일부 여론조사 표본에 한계가 있다며 실제 중도층 표심 변동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영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중도 표심의 향배는 남은 기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모두 이날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을 방문한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김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절제된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왔다. 김민석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안정적 승리의 막판 3대 과제” 중 하나로 “절제된 선거 운동”을 꼽았다.

엄 소장은 “이재명 후보가 이기면 국회까지 장악한 가장 강력한 대통령이 된다는 점을 중도층이 특히 우려한다”며 “이른바 ‘이재명 포비아’를 완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자중하고 겸손하자는 메시지를 강화해가야 한다”며 “판세가 뒤집히지는 않겠지만 (지지율 하락을) 점검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20~22일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7.8%다. NBS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2명을 상대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26.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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