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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한탕투자'-배당 '장기투자' 양극화
월배당 ETF 시장 규모는 2년새 20배 급증
금리인하·시장 불안정성 등 '고정현금' 수요↑
투자자 성향·목표에 따라 다양한 조합 가능
대선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공약 등장도 호재
게티이미지뱅크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를 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엔 상장사들의 배당기준일이 12월 말에 몰려있어서 배당금을 받기 위해 매년 10월부터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곤 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습니다.

그야말로 '배당투자' 전성시대인데요. 주요국의 금리인하 기조, 미국발 관세쇼크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 확대, 은퇴자·파이어족(조기 은퇴자)의 고정적 소득 수요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고배당주에 알아서 투자해주는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부터 높은 월분배금을 자랑하는 커버드콜 ETF에 월 지급형 공모펀드까지.... 어려운 배당주 직접 투자가 아니더라도
1년 내내 월급처럼 배당금을 받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
해지면서 접근성도 용이해졌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ETF나 부동산 리츠 상품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실제 2022년 6월 처음 출시된 국내 상장 월배당 ETF는 순자산액이 2022년 말 1조2,000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22조8,000억 원 규모로 20배 넘게 커졌고, 같은 기간 월 지급식 공모펀드는 3,330억 원에서 1조9,026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배당상품 중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요. 투자 목적과 성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배당 투자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그래픽=이지원 기자그래픽=이지원 기자


초보자라면? 비교지수 추종하는 '패시브 배당 ETF'부터



우선 부족한 투자 지식으로도 간단하게 배당 투자가 가능한 것이 배당형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다른 ETF 상품과 마찬가지로 배당 ETF는 비교지수를 추종합니다. 대표적으로 PLUS 고배당주, KODEX 고배당, TIGER 코스피고배당 등은 국내 고배당 종목 위주로 구성됩니다. 미국 ETF 중에는 SPDR 포트폴리오 S&P500 고배당 ETF(SPYD), 뱅가드 고배당 ETF(VYM) 등이 비교적 높은 배당률을 자랑하며 분기마다 배당을 지급합니다.
고배당 ETF의 장점은 쉬운 분산 투자와 낮은 보수율
을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주가 하락기 실적 악화나 갑작스러운 배당 축소 같은 변수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은퇴 이후 현금흐름이 중요한 투자자라면? '월배당 ETF'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은퇴자나 부수익을 원하는 직장인이라면 월배당 ETF가 유용합니다. 월배당 ETF는 말 그대로 매달 꼬박꼬박 분배금을 주는 상품입니다. 주가상승으로 인한 차익보다 당장의 배당수익을 우선시합니다. 최근에는 월배당 ETF 중에서도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ETF가 인기입니다.

커버드콜이란 주식이나 채권 등 보유한 기초자산의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추가이익)을 내는 저위험·저수익 방식의 투자 기법입니다. 쉽게 말해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배당 외에 옵션 프리미엄까지 안전하게 챙기는 전략인 거죠. 국내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의 다수가 미국 국채나 지수, 배당·성장주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TIGER 미국테크TOP10타겟 커버드콜, RISE 미국AI밸류체인 데일리고정커버드콜 등이 있습니다. 미국 ETF 중에서는 글로벌X 나스닥100 커버드콜(QYLD), 글로벌X S&P500 커버드콜(XYLD) 등이 있습니다. 다만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상품은 주가 상승기에 이익이 제한될 수 있다
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래픽=이지원 기자 그래픽=이지원 기자


복리 효과를 노린다면? '배당성장 ETF+재투자'



당장의 분배금보다 장기적으로 자산을 불리고 싶은 30·40대 투자자라면 배당성장 ETF가 적합합니다. 당장의 배당률보다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배당성장 ETF의 대명사로 불리는 슈왑디비던드에쿼티(SHCD), 일명 '슈드'가 있습니다. 코카콜라·마이크로소프트 등 25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주식으로만 구성된 프로쉐어 S&P500 배당귀족 ETF(NOBL)도 있죠. 국내에도 '한국형 슈드'를 표방하는 배당성장 ETF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단순 고배당주는 실적이 나빠지면 배당을 줄이거나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만 높아 보이는 '고배당 함정(yield trap)'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배당성장 ETF는 배당 지속가능성과 성장성 등을 고려한다는 것이 특징
입니다. 배당금을 받자마자 자동으로 재투자(DRIP)하거나, 연금저축계좌 등을 활용해 세금 없이도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접 고르고 싶다면? '배당주 직접 투자'



투자에 자신 있다면 배당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우선주 위주로 살펴보되 국내 고배당주는 금융·에너지 업종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성까지 고려하면 꾸준히 실적을 내는 IT·제조 업종을 주시하면 됩니다. 코스피에도 지난해 기준 10% 내외의 배당률을 가진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 최근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주로 투자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직접 투자의 가장 큰 강점은 배당 수익 외에도 주가 상승 수익을 투자자가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다만 포트폴리오가 한쪽 업종에 편중되거나, 기업 실적 악화를 예측하지 못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충분한 종목 분석과 분산 전략이 필요합니다.

세제혜택을 활용하고 싶다면? ‘연금계좌+배당펀드·월 지급식 펀드’

게티이미지뱅크


배당투자에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 바로 세금인데요. 배당소득은 15.4%의 원천징수세가 붙습니다. 이자소득 등 다른 금융소득과 합해 연 2,000만 원을 넘을 경우에는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이를 '금융소득종합과세'라고 하는데요. 소득구간에 따라 최대 49.5%까지 세금을 또 내야 하니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금융소득이 많으면 사실상 '이중과세'가 되는 상황인 만큼 유의해야겠지요.

이렇게
배당을 받을 때마다 세금을 떼이는 게 아깝다면, 연금저축계좌나 개인형 퇴직연금(IRP)계좌 내에서 배당펀드나 월 지급식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
도 있습니다. 배당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 배당금을 지급받는 펀드이고, 월 지급식 펀드는 배당금이 아닌 펀드운용수익을 지급받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배당소득세가 이연되고, 퇴직 후 수령 시 낮은 세율(연금저축 3~5%)로만 납부하면 됩니다. 대표적인 연금형 배당펀드로는 피델리티 글로벌배당인컴펀드 등이 있습니다. 보수가 ETF보다 높은 편이란 것은 단점입니다.

목적에 따라 조합도 가능하다

그래픽=이지원 기자


이 외에도 부동산 리츠(REITs)와 인프라, 신흥국 등에 투자하는 월배당 ETF도 있습니다. 임대료 등 실물자산에 기반해 분배금을 주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처럼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시기에 투자해볼 만
합니다. 다만 금리 상승기에는 가격이 하락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배당투자의 매력은 다양한 전략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은퇴를 준비하며 꾸준한 월배당을 추구할 경우에는 월배당 ETF를 중심으로 국내 저변동성 고배당주에 분산투자해 현재와 미래 두 마리 토끼를 노려봐도 좋습니다.
3개월 단위로 배당금을 주는 미국 배당성장 ETF는 잘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월배당이 아니더라도 매달 배당금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 배당지급일이 3·6·9·12월, 1·4·7·10월, 2·5·8·11월인 ETF 세 가지를 섞으면 됩니다. 안정성이 우선인 투자자라면 채권 월배당 ETF도 대안 중 하나입니다.

'표심잡기' 나선 대선후보들...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호재

22일 서울 성북구 한 도로에 대선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선 후보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을 낮추는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도 배당투자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호재입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배당소득에 대해 5,000만 원까지는 비과세하고, 초과 소득분에 대해선 20% 분리과세하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약이나 당론으로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배당소득세를 낮추는 것이 총액으로 보면 세수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분리과세에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이 지난달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고요.

국내 상장기업들은 최대주주가 경영까지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세금 때문에 배당을 주저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는요. 실제 분리과세가 된다면 낼 세금도 줄고, 기존 기업들의 배당금도 늘어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요즘 금융시장 흐름을 보면, 레버리지 ETF를 활용한 단기 투기성 '한탕주의' 투자와 월배당 ETF를 중심으로 한 장기 소득형 '거북이' 투자 간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스타일 차이를 넘어, 세대·사회·심리 구조의 변화까지 반영된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배당금은 작고 느리게 쌓이지만, 전략적으로 모으면 꽤 단단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씨앗이 됩니다. 토끼와 거북이, 지금 이 금융시장에서 결국 웃는 쪽은 누구일까요?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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