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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스티븐 길런드 육군사관학교장(중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미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사 졸업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오직 미국 제일주의(Only America First)’.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축사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대선 슬로건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ㆍ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빨간 모자를 쓰고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57분 동안의 연설에서 ‘미국(America)’을 총 28번 언급하며 ‘미국 제일주의’로 귀결되는 자신의 국방 철학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를 방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던 날은 끝났다”며 “우리는 미국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지난 20년간 여야 정치 지도자들은 우리 군을 각종 임무에 끌어들였다”며 “그들은 우리와 아무 상관 없는 나라의 국가 건설을 위한 십자군 전쟁에 우리 전사들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미군, 미국 최우선시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임무는 외국의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드래그 쇼를 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것”이라며 “군의 임무는 언제 어디서나 적을 제압하고 미국에 대한 위협을 섬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래그 쇼’는 남성이 여성 복장·화장을 하고 벌이는 공연을 말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추진했던 군 내 이른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 대한 반감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군 입대·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군대를 분열시키고 비하하는 정치 교육에서 해방시켰다. 더는 군 복무자 누구에게도 비판적 인종이론이나 트랜스젠더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미국의 적을 분쇄하고 위대한 미국 국기를 방어하는 핵심 임무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이 위협받으면 무력 사용을 불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는 미국의 핵심 국익에 레이저처럼 집중하고 있으며 심지어 의견 차이가 큰 국가와도 화해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하지만 미국이나 동맹국들이 위협받거나 공격받으면 미군은 압도적인 힘과 파괴적인 군사력으로 적들을 말살시킬 것”이라고 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졸업 생도들이 24일(현지시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서 열린 육사 졸업식에서 모자를 하늘 높이 던지며 자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시 배 만들 것…골든돔 임기 내 완성”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힘을 통한 평화’로 상징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군 전력 증강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다시 배를 만들 것이며 최고의 미사일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고, 지난 20일 공개했던 우주 기반 미사일방어체계 구상인 ‘골든돔(Golden Dome)’을 임기 내 완성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대학 졸업식에 축사를 한 것은 지난 1일 앨라배마대 졸업식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당시 앨라배마대 졸업생들을 향해 “미국의 황금시대 첫 세대”라고 지칭하며 미국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강조했었다.

이런 레퍼토리는 24일 육사 졸업식 축사에서도 되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가 됐고 전 세계가 이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여러분은 미국 황금기의 첫 번째 웨스트포인트 졸업생”이라고 했다. 또 “총사령관으로서 여러분에게 드리는 몇 가지 조언”이라며 ▶좋아하는 일을 하라 ▶크게 생각하라 ▶항상 성실하게 노력하라 ▶모멘텀을 잃지 말라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가져라 ▶여러분의 문화와 전통을 지켜라 등을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미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사 졸업식에서 생도 크리스 버두고를 연단으로 불러내 그의 활약을 치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대통령의 육사 졸업식 축사는 오래된 전통이다. 대통령 연설은 육사를 졸업하는 신임 장교들에게 대통령의 국방 철학을 이해하는 장인 동시에 정부의 국방·외교 정책 기조를 국내외에 천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집권 1기 때인 2020년에도 육사 졸업식에 참석해 “미국은 끝없는 전쟁을 종식할 것”이라고 연설한 바 있다. 또 “노예제도의 악을 없애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른 군인들을 비롯한 선배 군인들의 유산을 결코 잊지 말라”는 당부도 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군 내 DEI 폐기 정책을 부각시키고 재집권 이후 미국의 변화를 자화자찬한 트럼프 대통령의 육사 졸업식 축사를 두고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역사에 대한 반성이 한창이던 2020년 육사 졸업식 연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평했다.



“트럼프, 이시바에 F-47·22 구매 언급”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F-47, F-22 등 미 전투기를 언급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F-47은 보잉이 개발 중인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이고, F-22는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 받는 기종이다. 특히 F-22는 더는 생산하지 않는 기종인 데다가, 미국은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단 한번도 외국에 이 기종을 판매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사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동 순방에서 무기 거래를 진행한 점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미국 전투기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미 전투기 구입에 관심이 있는지를 넌지시 물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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