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 기사는 2025년 5월 25일 오전 8시 26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쌍끌이 재판’을 받고 있다. 하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1628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이다. 다른 하나는 검찰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형사 소송이다.

두 소송은 사실상 쟁점이 같은 ‘쌍둥이 재판’이기도 하다. 쿠팡이 자기 상품이 잘 팔리도록 검색창 맨 위에 노출한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인지 여부가 두 소송의 승패를 가르게 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지금까지 이런 쟁점은 전혀 다뤄진 바가 없어 쿠팡이 첫 사례가 될 것”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물류 캠프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돼 있다. / 연합뉴스

과징금 1628억원 취소 소송에 이어 공정거래법 위반 형사 재판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작년 6월 쿠팡에 과징금 1628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면서 ‘쌍끌이 재판’ ‘쌍둥이 재판’이 된 것이다. 쿠팡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직매입 상품이 잘 팔리게 하려고 ‘쿠팡 랭킹순’ 상위 항목에 노출되게 인위적으로 검색 순위를 변경했다는 게 공정위 조사 결과다.

쿠팡이 공정위에서 부과받은 과징금 1628억원은 유통업계 역대 최고액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서울고법에서 과징금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서울동부지검이 지난 1일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법인에 형사 책임도 묻겠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쿠팡 공소장에 따르면, 쿠팡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에 걸쳐 PB 상품과 직매입 상품 5만여개가 ‘쿠팡 랭킹순’ 상위 항목에 노출되도록 인위적으로 검색 순위를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이 기존 판매실적, 사용자 선호도, 상품 경쟁력, 검색 정확도 등을 반영해 ‘쿠팡 랭킹순’이 정해진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에 따라 쿠팡에는 ‘경쟁자의 고객이 자신과 거래하게 하려고 부당하게 유인한 업체는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조항이 적용됐다.

또 공소장에 따르면, 쿠팡은 처음에는 직원들이 직접 검색어와 검색 순위를 입력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다 검색 순위를 조정해야 하는 제품 수가 늘어나자 아예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해 적용했다고 한다.

쿠팡 “대형마트는 마음대로 상품 진열” vs 당국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 확연히 달라”
쿠팡 사건의 핵심 쟁점은 온라인 유통업체의 상품 진열 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다. 쿠팡 측은 쿠팡이 PB 상품을 검색 순위 상단에 배치한 것은 대형마트가 자기 PB 상품을 진열대 맨 윗 줄 혹은 가장 앞 자리에 진열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공정위가 이런 대형마트의 상품 진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쿠팡만 제재하는 건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검색 순위와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은 그 성격과 의미가 전혀 다르다고 반박한다. 공정위는 작년 쿠팡 제재 내용을 발표한 뒤 기자 브리핑에서 “대형마트를 방문한 소비자는 매장 곳곳을 스스로 돌아다니면 상품을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어 “쿠팡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 소비자들은 우선 노출된 상품 위주로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검색 순위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국내 대형로펌의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경쟁당국이 전자상거래 기업의 상품 진열을 문제삼아 제재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이 사건을 어떻게 결론 내느냐에 따라 쿠팡은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할 수 있고 전자상거래 업계 전체에도 파급이 클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539 부부싸움? 친근한 장난? 부인에게 얼굴 맞은 마크롱 랭크뉴스 2025.05.27
48538 ‘남성암 1위’ 예측 전립선암… 뼈까지 전이땐 5년 생존율 49% 랭크뉴스 2025.05.27
48537 “대법관 증원·비법조인 임명법 철회”…‘사법개혁’ 한발 뺀 민주당 랭크뉴스 2025.05.27
48536 “베트남 원전 도울 것”…K원전 경쟁자 마크롱 직접 뛰었다 랭크뉴스 2025.05.27
48535 "한국은 늘 내 맘속에"…6·25참전용사 랭글 전 美의원 별세(종합) 랭크뉴스 2025.05.27
48534 법관대표회의, 5개 안건 추가 상정…표결 없이 대선 뒤 재논의 랭크뉴스 2025.05.27
48533 반복적으로 카페 사장 신발냄새 맡은 50대…‘스토킹 혐의’ 벌금형 랭크뉴스 2025.05.27
48532 “월 500만원 간병 파산 지경”… ‘지속가능한 돌봄’ 요구 커져 랭크뉴스 2025.05.27
48531 고민시 측, 학폭 의혹에 “명백한 허위…법적 조치 진행” 랭크뉴스 2025.05.27
48530 이재명 옆집 GH 숙소가 비선캠프라고?…검찰, 3년 끌다 ‘무혐의’ 결론 랭크뉴스 2025.05.27
48529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확실시 랭크뉴스 2025.05.27
48528 한국전쟁 참전 '지한파' 미국 랭글 전 의원 별세... 향년 94세 랭크뉴스 2025.05.27
48527 "큰맘 먹고 헬스장 등록했는데 문 닫았다네요"…공정위, '먹튀 헬스장' 막는다 랭크뉴스 2025.05.27
48526 베네수엘라, 이웃나라 영토 주지사에 軍장성 선출…갈등 예고 랭크뉴스 2025.05.27
48525 [사설] 경쟁 후보 좋은 공약 수용하는 큰 선거 하길 랭크뉴스 2025.05.27
48524 “단일화 가능성 0%” 못 박은 이준석… 국힘서도 자강론 확산 랭크뉴스 2025.05.27
48523 “힘든 시간 알아채지 못해”…숨진 제주교사 제자들의 추모 편지 랭크뉴스 2025.05.27
48522 “선생님의 억울함을 들어주세요” 랭크뉴스 2025.05.27
48521 부산 수영구 선관위, 대선 현수막 문구 승인 번복 랭크뉴스 2025.05.27
48520 메르츠 “이스라엘, 더는 이해할 수 없어”…독일도 이스라엘 정면 비판 랭크뉴스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