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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철도 기관사 10명 중 8명 꼴로 ‘허리 통증’ 호소
교대근무·장시간 고정 자세 탓 허리디스크 위험↑
약침·추나요법 등으로 통증완화·신경회복 촉진 도와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매일 수백만 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 생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노선은 촘촘히 확장되고 각종 편의시설이 개선되면서 서울 지하철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프라로 평가된다. 올 8월부터는 첫 차 시간이 30분 앞당겨져 접근성과 편의성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총 160만 회 운행됐고 약 24억 명의 승객을 태운 채 4204만km를 달렸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0%를 태우고 지구를 1049바퀴 도는 거리와 맞먹는다. 열차 증편과 노선 연장으로 운행 횟수와 수송 인원, 총 주행 거리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거대한 수송망을 책임지는 기관사들의 건강은 점점 더 악화되는 형세다. 기관사들은 비상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 계기판 등을 수시로 주시하면서 속도와 정차 위치를 정확히 지켜야 한다. 얼핏 단순한 업무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고도의 집중력과 긴장 상태가 지속돼야 하기에 노동 강도가 상당히 높다. 한 번 운행을 시작하면 평균 2~3시간 이상 좁은 기관실에서 같은 자세로 업무에 임하게 되는 것도 기관사들에겐 큰 부담이다. 의자가 있음에도 서서 운전하는 경우가 많고, 운행 중에는 화장실 이용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기관사의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을 분석한 국내 한 대학 논문에 따르면 기관사 563명 중 76.8%가 ‘허리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과 어깨 통증도 각각 75.6%에 달했다(복수 응답 허용). 이는 많은 기관사들이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직업 건강 가이드라인에서도 ‘제한된 공간에서의 장시간 고정된 자세’,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 장애’ 등이 근골격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명시돼 있다.

기관사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근골격계 질환으로는 ‘허리디스크’가 꼽힌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이 잘못된 자세나 외부 충격으로 제자리를 이탈하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을 넘어 엉덩이와 다리 저림, 감각 저하 등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 근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허리디스크 환자들에게 한의통합치료를 권한다. 한의통합치료는 단순히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 자생력을 키워 재발률을 낮추는 근본적 치료에 초점을 맞춘다. 침과 약침 치료는 경직된 허리 근육을 자극해 혈류를 개선하고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촉진한다. 한의사가 척추와 관절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추나요법은 허리와 주변 근육, 뼈의 균형 회복에 효과적이다. 구조적인 회복을 유도함으로써 통증 재발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의치료의 유효성은 국내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는 자생한방병원이 중증 허리디스크 환자들을 대상으로 침 치료, 추나요법 등 한의치료와 스테로이드 주사 등 약물치료를 비교한 연구이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치료 전 평균 통증숫자평가척도(NRS)는 한의치료군이 6.25, 약물치료군이 6.65로 유사했다. 치료 종료 후 한의치료군의 NRS는 2.45까지 감소한 반면 약물치료군은 4.33으로 개선 폭이 작았다. NRS는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정도를 0~10 사이의 숫자로 표현한 척도다. 값이 클수록 증상이 심함을 의미한다. 하지방사통 역시 한의치료의 개선 효과가 50%가량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환자들이 통증을 방치하다가 증상이 만성화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통증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신체가 보내는 이상 신호다. 일상생활 중에도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 바른 자세 유지, 허리를 따뜻하게 관리하는 습관 등을 함께 병행돼야 한다. 철로 위 신호도 중요하지만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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