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22일(현지시간) 길이가 135m인 1만1000t급 컨테이너선 ‘NCL 살텐’이 좌초해 노르웨이 트론헤임에 있는 요한 헬베르그의 주택 앞마당을 덮쳤다. AP=연합뉴스
노르웨이에서 당직 항해사가 잠든 사이 1만t급 컨테이너선이 좌초해 해안가 주택 앞마당까지 덮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노르웨이 국영 NRK 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쯤 트론헤임 비네세트 지역 해안가 주택에 거주하는 요스테인 예르겐센은 자고 있다가 갑자기 들려온 이례적으로 큰 엔진 소리에 잠에서 깼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트론헤임에 있는 요한 헬베르그(사진 가운데 하단)의 주택 앞마당에 길이가 135m인 컨테이너선 ‘NCL 살텐’(사진 배경)이 좌초했다. AP=연합뉴스

집 근처 바다에 배가 지나가는 것은 흔한 일이었지만 유난히 엔진 소리가 크게 들렸던 거다. 예르겐센은 “창 밖을 내다봤더니 배가 육지로 직진하고 있었다”며 “속도가 빨랐고 항로를 변경할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고 당시 눈앞에 펼쳐진 믿기지 않는 광경을 NRK에 설명했다.

예르겐센은 “밖으로 나가서 고함을 치면서 위험을 알리려고 시도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트론헤임에 있는 요한 헬베르그의 주택 앞마당에 길이가 135m인 컨테이너선 ‘NCL 살텐’이 좌초했다. EPA =연합뉴스

같은 오전 5시쯤 집주인 요한 헬베르그는 이웃이 초인종을 누르는 요란한 소리에 잠에서 깨 창밖을 내다봤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놀랍게도 거대한 선박의 뱃머리였다. 창문 바로 앞에 떡 하니 거대 뱃머리가 들어와 있었다.

헬베르그가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가 확인해보니 컨테이너선은 그의 집 앞마당을 살짝 올라타고 있었다. 헬베르그는 “배가 불과 5m만 더 오른쪽으로 갔더라면 집을 직접 들이받을 뻔했다”며 아찔한 순간을 떠올렸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고 온수 공급이 끊겨 난방에만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무섭다기보다는 오히려 웃음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트론헤임에 있는 요한 헬베르그(앞)의 주택 앞마당에 길이 135m인 컨테이너선 ‘NCL 살텐’(뒤)이 좌초했다. AP=연합뉴스

헬베르그의 앞마당을 덮친 배는 길이가 135m인 1만1000t급 컨테이너선 ‘NCL 살텐’이다.

현지 경찰과 해안관리청의 조사에 따르면 이 배는 약 16노트(시속 약 30㎞)의 속도로 항해하다가 오전 5시 32분쯤 육지에 부딪혀 좌초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트론헤임 바이네셋 외곽 트론헤임 피오르드 해안가에서 길이 135m의 컨테이너선이 좌초돼 주택에 부딪힐 뻔한 것을 구경꾼들이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고는 당시 당직을 서고 있던 30대 우크라이나 출신 2등 항해사가 혼자 근무 중 잠이 든 탓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항해사를 선박 운항 중 부주의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선박이 좌초하며 산사태가 발생했고, 노르웨이 해안관리청이 이 일대가 안전한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트론헤임 피오르드에서 컨테이너선이 좌초했다. AP=연합뉴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729 ‘월세 뉴노멀’… 단독·다가구 임대차 거래, 10건 중 8건이 월세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8 이재명에게 한 초고속 재판, 우린 왜 안 되나요···약자들의 '지연된 정의'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7 “한국에 엄청난 기회”...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속도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6 ‘국내 최장기 특허 소송’ 11년 얼음정수기 전쟁…코웨이 ‘판정승’ [장서우의 판례 읽기]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5 [대선공약] 李도 金도 '간병비 급여화'…건강보험 재정 확보가 관건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4 사모펀드로 넘어가기 직전인 롯데렌탈…직원들은 뒤숭숭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3 또 경영권 분쟁? 한진칼-호반 지분 경쟁···주주이익 빠진 채 되풀이되는 ‘쩐의 전쟁’[산업이지]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2 전문가들 "한은, 0%대 저성장 위기에 29일 기준금리 낮출것"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1 김문수·이준석, '마이웨이' 가나…단일화 '1차 시한' 넘겨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20 [똑똑한 증여] “재혼 전 받은 재산까지 토해내”… 아버지 사망 후 돌변한 새엄마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9 한해 지구 1049바퀴…서울 지하철 기관사 허리 ‘빨간불’[일터 일침]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8 ‘커피 끊어야 하나…’ 스벅, 저가, 믹스 다 오르는 커피값에 소비자들 고민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7 '3축체계' 안 보이는 이재명, 美에 달린 확장억제 김문수 [이철재의 밀담]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6 슈퍼마이크로 CEO “韓 점유율 25% 목표…턴키로 액체냉각 문턱 낮출 것”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5 삼바 인적분할에 '파운드리' 이목…삼성 '아픈 손가락' 된 이유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4 레오 14세, 교황청 '콘클라베 보너스' 복원…1인당 78만원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3 일부지역 오후 소나기…15도 안팎 큰 일교차 주의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2 돈이 모이지 않는 이유… 소비 습관의 심리학 [박지수의 재테크 바이블]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1 이재명·김문수·이준석, 요동치는 지지율에 '프레임 전쟁' 가열 new 랭크뉴스 2025.05.25
47710 트럼프 "美아이 10명 중 4명 만성질환"…범인은 '이 시럽'? new 랭크뉴스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