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5일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성에서 열린 크리스티안 왕자의 18번째 생일 갈라 디너 모습. 가운데가 엘리자베트 공주.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하버드대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등록하지 못하도록 차단하자, 이 대학에 재학 중인 벨기에 왕위 계승 서열 1위 엘리자베트(23) 공주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엘리자베트 공주는 필리프 국왕과 마틸드 왕비의 네 자녀 중 장녀다.
2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자베트 공주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과 정치학 학사 학위를 딴 뒤 현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석사과정 2년 중 1년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22일 국토안보부가 하버드대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을 금지했고, 재학 중인 유학생들에게 다른 대학으로 전학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비자를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하버드대가 폭력과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중국 공산당과 협력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하버드대에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인증은 외국 유학생의 비자 발급을 위해 필수적이다.
벨기에 왕실 대변인 로어 반도른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분석 중이며, 안정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버드대는 이번 조치를 막아 달라며 메사추세츠 주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은 하루만인 23일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국토안보부의 조치는 일단 효력이 중단됐다. 법원은 오는 27일 정부의 조치를 앞으로도 계속 중단할 지 여부를 심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