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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랐나? 아니면 숨겼나? "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전립선암이 뼈까지 전이된 사실을 알린 시점을 놓고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그는 퇴임 넉 달 만인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전립선암 진단 사실을 발표하며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됐고 암이 매우 공격적인 행태를 보인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 질 바이든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 바이든 X 캡처.
1942년 11월생인 바이든은 83세의 나이에 지난 1월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퇴임했다. 그래서 재임 당시 건강 상태를 알았으면서도 재선을 위해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춘 미국의 대통령이 뼈에 전이될 때까지 암 발병 사실을 모를 수 있었냐는 의혹이다. 바이든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와 TV 토론을 망친 이후 인지 능력 논란이 불거져 재선 가도에서 중도 하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엔 병사하거나 건강상 이유로 집무에 차질을 빚은 대통령이 적지 않았다. 자신의 건강 상태가 대중에 공개되는 순간 통치력이 약화한다고 보고 재임 중 제기된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 45명 중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4명이다. 1841년 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윌리엄 해리슨은 폐렴이 악화돼 한 달 만에 숨졌다. 당시 그의 나이는 68세였다. 그는 재임 기간이 가장 짧았던 대통령이다. 12대 대통령 재커리 테일러는 취임 이듬해인 1850년 급성 위장염으로 66세의 나이에,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도 취임 2년 뒤인 1923년 58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왼쪽부터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지도자가 1945년 2월 4일 크림반도 얄타에 있는 리바디아 궁전의 테라스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으로 재임 기간이 가장 길었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도 재임 중인 1945년 4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린 그는 휠체어 신세를 지면서도 1933년부터 12년간 재임했지만 연임을 거듭하면서 건강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이후 대통령의 건강 문제는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여겨지게 됐다. 건강 이상으로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지면 국제사회가 미국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43세라는 미 역사상 최연소로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만성피로 증후군 등을 초래하는 애디슨병 등을 앓았다. 1960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린든 존슨은 그의 건강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1963년 11월 케네디 암살로 당시 부통령이었던 존슨이 36대 대통령직을 승계 받기도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뒤로 로널드 레이건의 초상화가 보인다. EPA=연합뉴스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도 퇴임 이후 '치매'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됐다. 바이든 이전에 가장 고령인 69세로 대통령에 취임한 그는 8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한 후 1989년 1월 78세에 백악관을 떠났다. 레이건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공식 발표는 5년 뒤인 1994년 11월에 있었다. 그러나 전직 참모들 사이에선 1980년대 후반부터 레이건이 초기 치매 증상을 보였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이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은폐한 것은 아닌지 조사 중이라고 한다. 당시 대통령 주치의에 대한 면담 조사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뉴욕타임스는 “(세부 정보들이 공개됐지만) 바이든이 왜 재임 동안 전립선암에 대한 정기 검진을 받지 않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은 주지 않는다”고 했다.

바이든 측은 2014년 이후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70세 이상 남성에게 정기적인 PSA 검사를 권장하지 않고 있으나 그가 부통령(2009년 1월~2017년 1월)에 이어 대통령(2021년 1월~2025년 1월)을 역임한 만큼 고위 공직자로서 건강 정보에 대한 투명성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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