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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라도에 있는 태양광 집적화단지. 중앙포토
‘햇빛연금’과 ‘바람연금’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전남 신안군의 인구가 올 들어 4개월간 660명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햇빛·바람연금은 도입 후 3년 연속 신안군의 인구를 늘리면서 지방소멸 위기에 맞설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23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신안군 인구는 3만8835명으로 지난해 말(3만8173명)보다 1.7%(662명) 늘어났다. 지역소멸 위rl 상황에서 지방 군(郡) 단위 인구가 4개월 만에 600명 이상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때 4만명을 웃돌던 신안군 인구는 2020년 3만명대로 내려앉은 후 매년 감소했으나 햇빛연금 지급 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금 첫 지급해인 2023년 말 3만8037명으로 179명이 늘어나더니 2024년에는 136명이 증가했다.

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라도에 있는 태양광 집적화단지. 사진 신안군
신안군은 햇빛·바람연금이 단기간에 인구를 늘린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햇빛연금은 2021년 4월 최초로 지급한 후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21년 17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39억원, 2023년 78억원, 2024년 82억원 등을 지급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총액은 247억원으로 전체 인구 3만8835명 중 42%(1만6341명)에게 지급됐다.

햇빛연금은 신안군이 2018년 10월 지역 주민과 태양광 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조례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당시 전국 최초로 제정된 조례는 태양광 개발이익을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선 지역의 주민과 사업자가 함께 나누는 게 핵심이다.

햇빛연금을 받으려면 신재생에너지 주민협동조합에 1만원을 내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조합원이 되면 1인당 연간 최대 600만원 상한인 ‘햇빛연금’을 받을 수 있다.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선 안좌도, 자라도, 지도, 사옥도, 임자도 등부터 순차적으로 햇빛연금이 지급됐다. 안좌도와 자라도의 경우 거리별로 연간 1인당 최대 272만원의 햇빛연금을 받고 있다. 3인 가구의 경우 연간 816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전남 신안군 해역에 세워진 해상풍력단지 전경. 최경호 기자

햇빛연금에 이은 바람연금은 향후 주민들의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분야다. 신안군 측은 2033년까지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면 연간 3000억원의 주민소득이 생길 것으로 본다. 인구를 4만명으로 잡을 경우 군민 1인당 연간 상한인 600만원의 바람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규모다. 주민들 사이에서 “신안군 인구가 5만명을 넘으면 손해 아니냐”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신안군이 햇빛연금 수혜 지역이 아닌 읍·면의 18세 미만 아동들에게 지급하는 ‘햇빛아동수당’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시행 첫해인 2023년 연 40만원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연 80만원, 올해는 연 12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 햇빛아동수당 대상자는 2998명으로 지난해보다 110명이 늘어났으며, 총지급액은 36억원에 달한다.
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라도에 있는 태양광 집적화단지. 사진 신안군

햇빛·바람연금은 세계적 권위의 환경시상식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신안군은 지난 12일 뉴질랜드에서 열린 ‘그린월드 어워즈(Green World Awards)’에서 그린에너지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환경 분야의 오스카로 불리는 ‘그린월드 어워즈’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혁신적인 노력과 성과를 보여준 정부와 기업·단체에 수여되는 상이다.

신안군 측은 “햇빛연금과 바람연금 등 신재생에너지로 얻어지는 혜택을 함께 나눠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주민들 스스로가 기후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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