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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지난달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 속에서도 한·중·일 전체 수출은 증가했다. 대(對) 미국 수출은 일제히 감소했지만 수출선을 다변화한 덕에 충격이 덜했다.

지난 21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일본의 지난달 총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8조9796억 엔)보다 2.0% 증가한 9조1572억 엔이다.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1조8028억 엔에서 1조7708억 엔으로 1.8% 감소했지만, 전체 수출액은 늘었다. 인도(26.2%)·대만(18.9%)·베트남(8.0%)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이 6.0% 증가하면서다.

중국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늘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315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0% 증가했다. 미국이 최고 145% 달하는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기 시작한 지난달 미국으로의 수출액(1070억 달러)은 전년 대비 21% 줄었지만, 동남아시아 10개국(21%)과 유럽연합(EU·8%) 수출이 대폭 늘면서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이달 초 발표된 지난달 한국 수출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3.7% 증가한 582억 달러였다. 특히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역대 4월 가운데 최대 실적이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이 10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8% 줄었지만, 한국의 9대 주요 시장 중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한 덕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3.9%(105억→109억 달러) 증가했고, 대 EU 수출 역시 18.4%(57억→67억 달러) 늘었다. 인도(8.8%)·아세안(4.5%)·중남미(3.9%) 등으로의 수출도 일제히 증가했다.

한·중·일은 물론 또 다른 대미 무역 흑자국인 EU도 ‘관세 충격’에 지난달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18% 감소했지만, 전체 수출은 0.7% 늘었다.

신재민 기자

미국이 지난달부터 기본관세 10%와 철강·자동차 등에 품목 관세(25%)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도, 한·중·일 등의 수출 실적이 우려만큼 둔화하지 않았다. 이유는 비슷하다. 베트남 등 아세안 시장으로 수출이 늘어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으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고, 수입을 늘리고 있다”며 “이에 베트남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한국·중국 등의 대 베트남 수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중국기업의 대 베트남 이전과 투자가 많아지면서, 베트남은 중국의 우회 수출 국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베트남의 경우 지난달 전체 수출(19.8%)과 대미 수출(34.0%)이 동시에 증가했다. 특히 올해 1~3월 대미 수출이 36%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2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현지 언론 등은 베트남 제조업체들이 선출하 전략을 통해 관세 시행 전에 미국 수출을 서두른 결과로 분석한다. 미국은 오는 7월부터 베트남산 제품에 상호관세 46%를 부과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지난달 베트남의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150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에 주목하며, “베트남 공장에서 사용되는 부품이나 원자재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지난달 베트남의 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8.9% 증가했다. 이 밖에 범용 반도체 가격의 상승 전환, EU에서 친환경 자동차 수요 확대 등도 한·중·일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런 경향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부분 통상 전문가는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5~6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룸버그는 “4월 중국의 수출 실적은 미국발 고관세의 초기 피해만 반영된 것으로, 이번 달부터 악영향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2일 ‘제네바 합의’를 통해 관세율을 90일 동안 각각 115%포인트씩 내리기로 했지만, 현재 미국의 대 중국 관세는 여전히 30%가 넘는다.

한국의 통상 당국 관계자는 “수출 통계는 선적 기준인데, 실제 수출은 대부분 2~3개월 전 계약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 관세 부과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려면 적어도 5~6월 이후 통계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한국의 5월 총 수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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