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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통일교 전직 고위관계자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샤넬 가방의 일련번호가 검찰 수사의 스모킹건으로 떠올랐다. 검찰이 일련번호를 통해 김 여사의 측근인 수행비서가 웃돈을 주고 다른 샤넬 제품으로 교환한 정황을 확보하면서 부정 청탁 의혹 수사도 급물살을 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최근 샤넬 코리아를 압수수색 해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처제 이모씨가 구입한 가방의 일련번호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방의 종류, 구매 내역 등을 역추적한 결과, 김 여사 수행비서 유모씨가 가방을 두 차례에 걸쳐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간 정황을 파악했다.

전씨는 그동안 검찰 조사에서 가방의 행방에 대해 “잃어버렸다”고 일관해왔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압수수색해 일련번호를 조회한 결과, 수사는 새 국면을 맞은 것이다.

박경민 기자

샤넬을 비롯한 주요 명품 브랜드는 제품마다 고유의 일련번호를 부여해 진품 인증, 위조 방지, 수리 및 보증 서비스 등에 활용한다. 이러한 식별자는 명품이 청탁성 물품으로 오간 정황이 있을 경우, 수사 과정에서 동일성 확인을 위한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김 여사가 청탁금지법 무혐의 처분을 받은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의 ‘디올백 청탁’ 의혹 때도 검찰은 디올 가방 내부의 일련번호로 대통령실이 제출한 가방과 최 목사가 전달한 가방이 동일한지 검증을 시도했다. 하지만 해당 가방엔 식별 번호가 없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가방 구매 영상과 실물을 대조해 긁힘 방지 스티커 기포의 위치, 실밥의 외형 등을 포렌식으로 분석해 동일 제품임을 확인했다.

일련번호 대조는 위조 상품 단속, 사기 사건 수사 등에서도 활용된다. 수사 기관은 필요할 경우 사설 감정 업체에 의뢰하기도 한다. 한 명품 감정업체 관계자는 “사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위조 상품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자주 비교 감정 의뢰를 한다”고 말했다.

상품권 관련 수사에서도 일련번호 추적이 유용하게 활용된다. 지난 2023년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상품권을 살포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지역 수협조합장 A씨를 수사할 당시, 경찰은 일련번호를 확인해 상품권이 지역 마트에서 사용된 정황을 파악했다. 이어 상품권을 수수한 조합원을 특정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유통·사용 경로 추적에 일련번호는 핵심적 단서가 된다.

샤넬 가방 일련번호를 확보하면서 검찰은 가방을 직접 교환한 수행비서 유 씨뿐 아니라 김 여사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유씨를 추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또 전씨가 “김 여사는 관여하지 않았고 내가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두 사람을 대질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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