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선 후보들이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습니다.
각 후보는 토론 주제가 무색할 만큼 120분 동안의 토론회 내내 정치적 수사를 동원한 상대 비난과 과거 들추기, 비아냥, 말꼬리 잡기 등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정책 공약을 둘러싼 검증 토론은 실종됐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기본적인 인륜을 다 무너뜨린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서 시중에서 너무너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성남시장으로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 때문에 형수님하고 욕을 하고 다투고 이렇게 된 것 아닌가"라고 몰아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그 점은 제가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 우리 집안의 내 내밀한 사적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김 후보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소방관한테 전화해서 '나 김문수인데' 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습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역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고 촌평했지만, 나머지 세 후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듯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해 초 이재명 후보가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했을 때 헬리콥터에 실려 서울로 이송된 것을 거론하며 "이게 황제 헬기 아니냐, 저 사람 대통령 되기 전에 완전히 황제 행세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간병비 보장성 확대 공약을 겨냥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게 바로 차베스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에너지 공약을 거론하며 "젊으신 분인데 생각이 매우 올드하지 않으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국제적인 것 같은데 매우 편협하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을 마친 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자꾸 자신을 친중으로 몰려 한다는 피해망상이 쌓여 있는 것 같다"며 "저런 망상에 휩싸인 분들이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비꼬았습니다.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이재명 후보는 "국가 미래 비전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점점 더 비방이나 근거 없는 헐뜯기 같은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참 아쉽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