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사회 분야를 주제로 2차 TV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3 대선에 출마한 대선 후보들이 23일 두번째 TV토론을 마친 뒤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이날 토론이 정책보다는 도덕성과 태도 공방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토론 뒤에도 서로 날선 발언을 주고 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서울 여의도동 KBS 본관에서 개최한 사회 분야 TV토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론이 진행될수록 국가의 미래 비전 얘기보다는 비방이나 근거 없는 헐뜯기가 많아져서 참 아쉽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 평가를 묻는 말에는 “저도 부족한 점이 많고 대한민국 토론 문화가 아직 미숙하다는 생각이 가끔 들었다”라며 “상대방의 의도와 다르게 단정하고 왜곡하고 전제를 바꿔서 다른 말을 한다든지 하면 토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저라도 끊임없이 우리나라 미래와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까 하는 정책적 경쟁에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인 것 같다’는 취지의 질문에 “높였다기보다 (이 후보가) 워낙 문제가 있다 보니까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정치는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라며 “매우 유동성이 크고 다이내믹한 게 정치”라고 했다. 김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놓고는 “경선 단계마다 후유증이 남아 있어서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국민 여론이 제대로 가지런하게 정돈이 덜 된 점이 있는 거 같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잘 정돈돼서 지지율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토론 후에도 이재명 후보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서 자신의 과거 부정선거 언급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가리킨 것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많은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과정에서 뻔뻔히 거짓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호텔경제론’을 변명하러 나왔다”라며 “안쓰럽기 그지없다”라고도 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안타깝고 아쉬운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권 후보는 “민생이나 우리의 삶에 대해 기후와 사회통합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 밖의 얘기처럼 얘기하는 후보들이 대부분이었다”라며 “원래 생각했던 이야기들도 많이 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정치 분야 TV토론에서 “권력 추구와 상대를 공격하고 악마화하는 게 정치가 아니라 사회에서 가장 어렵고 약한 분들, 소외된 분들,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는 분들을 위한 정치가 돼야 한다고 열심히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정희완 기자 [email protected] 문광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