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앵커]

한국인 청년이 취업 사기를 당해 미얀마에서 각종 사기 범죄에 동원됐다는 보도, 어제(22일) 전해드렸는데요.

이 청년이 감금됐던 범죄 조직의 근거지는 마약이나 성매매 같은 온갖 불법행위가 가득한 범죄 소굴이었습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반가운 통보였지만, 박모 씨도 처음엔 취업 사기를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돈이 필요했던 상황, 4백만 원 월급 얘기는 솔깃했습니다.

[박OO/취업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의심을 좀 가지고 많이 알아봤어요. 여기저기 좀 찾아보고 했는데. 일단 (회사가) 방콕 시내에 있다고 전달받았고…."]

입사 첫날 거래처를 간다더니 도착한 곳은 국경 넘어 미얀마의 범죄 조직, 돈을 못 벌면 폭행이 뒤따르는, 공포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박OO/취업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발로 차고, 나무 몽둥이 같은 거 들고 와서 세게 때리고, 진짜 내가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진짜 힘들었는데…."]

무엇보다 그곳은 온갖 불법 행위가 가득한 범죄 소굴이었습니다.

[박OO/취업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사람이 갇혀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잖아요. 마약도 진짜 많이 하고 성매매도, 카지노도 진짜 많이 하고..."]

마약과 성매매로 청년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실적에 따라 줬던 수당을 다시 회수해 가는 겁니다.

[박OO/취업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위에 있는 사람들이 유도를 해요. 그 돈을 쓰게끔 유도를 한단 말이에요."]

탈출 방법을 찾던 박 씨는 사기 범죄에 쓰던 전화로 관리자 몰래 친구에게 연락했고, 가까스로 대사관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박 씨 구조 요청 영상/음성변조 :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요.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제발요."]

태국과 미얀마 당국, 그리고 우리 대사관들이 공조에 나섰고, 취업 사기 피해자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사기를 저질러야 했던 박 씨는 마침내 지옥 같은 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박OO/취업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제 과실이잖아요. 어쨌든 이유가 뭐가 됐든 간에 제가 잘못한 거고 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실 (피해를 봤잖아요)."]

박 씨는 KBS 인터뷰 이후 지난 20일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앵커]

그럼 바로 정윤섭 특파원 연결해 더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정 특파원, 이 청년도 처음엔 취업 사기를 의심했지만, 결국 속았다는 건데, 그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리포트]

네, 박 씨의 사례를 보면, 취업 사기 일당의 수법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일단 돈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월 4백만 원씩 석 달 동안 천2백만 원 이상을 벌 수 있다는 제안, 일자리와 돈이 필요한 청년들이 거부하기는 쉽지 않죠.

그리고 박 씨의 경우 취업 사기 일당이 되려 "요즘 동남아 지역 취업 사기가 심각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자신들은 아니라는 식의 이런 말에, 박 씨는 의심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입사하려는 회사가 관광객들로 붐비는 대도시 방콕에 있다고 하니,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외교부가 공지한 취업 사기 예방 수칙이 있습니다.

일부 전해드리면, 박 씨도 일당과 텔레그램으로 소통을 했는데, 이런 경우 무조건 의심을 해봐야 하고요.

또 높은 임금과 특히 숙식 제공처럼 너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백주희 권애림/촬영:KEMIN/통역:NICHMON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061 최악 폭염 온다···기상청 “올여름 평년보다 더워” 랭크뉴스 2025.05.24
52060 베선트 美재무 “몇 주 내 여러 대규모 관세 합의” 랭크뉴스 2025.05.24
52059 트럼프 "EU와 협상 진전 없어…6월부터 50% 관세 제안" 랭크뉴스 2025.05.24
52058 [속보] 트럼프, 對유럽 관세 50% 재차 언급하며 "협상하려는 것 아냐" 랭크뉴스 2025.05.24
52057 “당신의 말씀 기억하겠습니다”…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모 행렬 랭크뉴스 2025.05.24
52056 [팩트 다이브] 연금개혁으로 청년 부담 5천만원 늘었다? 랭크뉴스 2025.05.24
52055 제주 숨진 교사 “올해 유독 힘든 해 같다”…학생 지도 과정서 민원에 스트레스 랭크뉴스 2025.05.24
52054 美 휴스턴서 한인회 첫 동포음악회…"음악으로 화합" 랭크뉴스 2025.05.24
52053 유엔총장 “가자 구호품 ‘티스푼’ 규모”…이스라엘에 구호 전면 허용 촉구 랭크뉴스 2025.05.24
52052 李 "황당 내란, 진짜 나라 만들것" 金 "검사·총각 사칭, 가짜 퇴치" 랭크뉴스 2025.05.24
52051 金 "부산 습격 당시 왜 서울대 병원갔나"…李 "의료진 판단" 랭크뉴스 2025.05.24
52050 [속보] 美법원, 트럼프 '하버드대 외국 유학생 등록차단' 효력 중단 랭크뉴스 2025.05.24
52049 트럼프 ‘25% 관세’ 으름장에 애플 주가 2.5% 하락 랭크뉴스 2025.05.24
52048 김문수 “인륜 무너뜨린 분” 이재명 “‘나 김문수인데’···어쩌라는 거예요”[대선 토론] 랭크뉴스 2025.05.24
52047 “못 걷는다” 25년간 거짓말…산재보험금 18억 타낸 70대 결국 랭크뉴스 2025.05.24
52046 '43억 횡령' 황정음, 전 남편이 18억 부동산 가압류…무슨 일 랭크뉴스 2025.05.24
52045 美 법원 “하버드대 외국학생 등록 차단 조치 효력 중단” 랭크뉴스 2025.05.24
52044 토할 때까지 입 막았다…CCTV 담긴 장애아동 충격 학대 랭크뉴스 2025.05.24
52043 권영국 “부정선거 음모론 동조하나” 김문수 “윤석열이 의혹 제기한 것” 랭크뉴스 2025.05.24
52042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 남쪽 바다서 규모 6.1 지진 랭크뉴스 202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