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토론 중 이른바 ‘호텔경제학’을 다시 언급하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대립했다.
이재명 후보는 2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TV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와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연금·의료 개혁’을 주제로 토론 중 ‘차베스 같다’라고 공격을 받자 곧바로 호텔경제학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우고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독재자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밥 맥티어라고 아냐”라고 묻자, 이준석 후보는 “모른다”라고 대답했다. 이재명 후보가 이어“루카스 차이제 모르시냐”라고 묻자, 이준석 후보는 “호텔 경제학의 원본 (아니냐)?”라고 답했다.
로버트 맥티어는 전 미국 댈러스 연준 총재, 루카스 차이제는 금융 저널리스트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내놓은 ‘한국은행과 지급결제제도’라는 책자에서는 맥티어 전 총재가 포브스에 쓴 칼럼이 인용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어 “한국은행에서 낸 5만 원을 쓰는 법 표를 아냐”라고 묻자, 이준석 후보는 “그거는 호텔 취소하고 이런 게 없지 않나, 찾아내느라 고생하셨는데 전혀 다른 얘기”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밥 맥 티어 아니면 미하일 슈미트 살로몬, 루카스 차이제 이런 사람들의 ‘100달러 이야기’라고 인터넷에 치면 많이 나온다”라며 “거기에 똑같은 얘기가 나온다”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호텔에 누군가 투숙을 하려고 했는데 그 돈으로 100달러 또는 100유로로 돌다가 결국 돈이 돌아왔는데 그 고객이 같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돈의 순환이라는 효과로 외부에서 꼭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도 경제가 순환될 수가 있다는 사례로 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분들이 이렇게 역사적으로 예를 들 때 누구도 노쇼경제학 이런 얘기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호텔경제학’의 논란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가 자신이 8년 전 주장했던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해도 돈이 한 바퀴 돌면서 경제가 살아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괴짜 경제학”이라며 “한계소비성향을 1로 해서 계속 도는 무한 동력이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1로 돌지는 않는다. 그건 극단적인 예시를 한 번 들어본 것일 뿐”이라며 “경제는 순환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